대통령의 "세비반납" 발언에 野 "금도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향해 "국회의원 세비 반납" 등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자 야당은 "금도를 넘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또 박 대통령이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비난 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국회 무시는 국회의원 세비 발언에서도 드러나는데 10월 유신으로 국회를 해산한 박정희 대통령의 서늘한 기운이 여의도까지 느껴진다"며 "박 대통령의 국회 관련 발언은 정치의 금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기초연금, 고교무상교육 공약을 안 지키고 책임을 다 못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 의무를 반납하라거나 대통령 월급을 운운하지 않는다. 그것이 금도이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을 하신 대통령이 이렇게 국회를 함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은 금도를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 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진상조사의 대상이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고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의 김종민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수사권, 기소권 부여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진상규명은 더 이상 필요 없다며, 스스로 약속을 깨 버렸다"며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야말로 진정 세월호 참사로 분노에 잠겨있는 유가족과 국민들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원 세비반납'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을 넘어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의 세비반납 발언은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혐오를 조장하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선동"이라고 했다.

통합진보당의 홍성규 대변인은 "국민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 국회의원 세비 뿐이겠는가, 월급과 특수활동비를 포함해 대통령과 청와대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 역시 국민들의 세금"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적은 국회를 향하기 전 먼저 스스로에게 제기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