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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부터 병풍까지 필사된 성경, 5만여명 신앙의 초심으로 되돌려

입력 : 2014-09-02 20:56:41 수정 : 2014-09-02 2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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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의 소통과 공감] 기독교방송(CBS)이 창사 60주년 기획으로 마련한 ‘한국교회 성경필사본 전시회’가 개신교는 물론 이웃종교의 비상한 관심 속에 지난 8월 31일 폐막했다. 지난 6월 23일 개막한 이래 70일 동안 관람객 수가 5만명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기록도 풍성하게 쏟아졌다.

개신교 성직자와 신자들이 정성을 다해 완성한 세계 최대 필사본을 비롯해 잠언 필사 병풍, 1426장에 달하는 족자 필사본, 두루마리 휴지 양면에 쓴 필사본, 목판 필사, 깨알 필사 등 작품마다 놀라움과 감동의 연속이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다시 손녀로 이어진 필사본도 있고, 글씨도 모르면서 완필한 필사본, 사업 실패를 필사로 극복한 작품 등 사연도 다양했다.

필사자 318명의 작품 350점이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하나님 말씀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선교 초기 성경을 필사해 전도했던 신앙의 전통을 되돌아보면서 한국교회가 말씀으로 돌아가는 신앙 회복의 전기가 됐다는 평가다.

관람객들은 필사본들을 보고 감탄한 나머지 다양한 소감을 남겼다. 깊은 존경심의 표현과 자신도 한번 해보겠다는 도전정신이 주종을 이뤘다. “천국에 온 느낌이다”(충무성결교회 정혜자 권사), “믿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신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예장호헌총회 김바울 목사) 등 방명록에 소감을 남긴 관람자가 6000명에 달했고, 소요된 방명록만도 150여권에 이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다녀갔고, 수녀들과 수원교구 성경봉사자 회원, 불교 사경연구회 회원 등 이웃종교인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개신교 주요 교단장들과 타 방송사 직원, 신학생들도 대거 전시회를 찾았다. 감동에 겨워 전시장에서 하모니카 연주로 흥을 돋운 노신사가 있는가 하면, “말씀이 있는 이곳이 천국이다”를 외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 전도사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많이 찾아 신앙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전시 초반 평일 200∼300명, 주말 800명에 그쳤던 관람객은 한 달이 지나면서 평일 1000명, 주말 1400명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당초 7월 말로 예정했던 전시회 폐막을 한 달 연장해야만 했다. 이후 연일 1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폐막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30일에는 1일 최다 인원인 2126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시회 기간 전시장을 찾은 교회는 742곳에 달한다. 서울과 수도권 교회를 비롯해 멀리 청주, 전주, 마산, 부산에서도 교회 버스를 이용해 단체 관람하는 사례가 끝없이 이어졌다.

경전의 필사는 누구나 할 수는 있으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완필했을 때의 기쁨은 상상을 불허하는 듯하다. 본인의 성숙은 물론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전한다. 그것이 경전 필사가 가져다주는 위대한 교훈이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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