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정치학 |
오늘날 국제사회가 골몰하는 인간안보의 주요 쟁점 몇 가지를 들어보자. 우선 빈곤과 기아는 심각한 문제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의하면 세계에서 8억 42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기아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에이즈(AIDS)와 말라리아, 그리고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서아프리카에서 6개월째 창궐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50%를 훨씬 넘는데 아직 치료약도 예방 백신도 개발된 것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1552명이고 감염자는 3069명에 이르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피해 규모는 4배에 이른다고 한다. 자연재해의 피해도 해마다 되풀이된다. 지진, 산사태, 태풍, 장마, 한파 등의 자연재해는 무분별한 개발과 지구온난화의 가속화가 중첩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인간을 위협한다.
전쟁 역시 인간안보를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다. 지난주 말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하마스 간에 무기한 휴전이 성사됐다. 그러나 50일간 이어진 양측의 무력충돌로 팔레스타인인 2140명이 사망하고 1만1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그리고 가자지구 가옥 1만7000채가 파괴되어 1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측도 민간인 5명과 군인 64명 등 6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마찬가지의 사례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분리주의세력 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한 지 5개월째 접어들었다. 이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2600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이라크 전쟁과 시리아 내전 등의 피해와 후유증은 차라리 재앙이다.
당장 우리나라도 지난달 25일 부산, 경남지역에 시간당 130㎜에 달하는 폭우가 내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막대했고 특별재난구역 선포가 검토되고 있다. 그리고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진상 규명과 국가 개조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갖고 있다.(대한민국 헌법 10조).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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