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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통일교육…염원도 식어간다

입력 : 2014-08-27 19:11:08 수정 : 2014-08-28 09: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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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부, 초중고 첫 실태조사
5명 중 1명 “통일 불필요”… 상급학교 올라갈수록 냉담
“중·고교에서 통일교육은 6월 반짝행사로 그칠 때가 많죠. 그마저 강사를 초빙해 교내 방송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형식적으로 이뤄지는거죠.”
서울 풍납중학교 조정기 교사(사회)는 우리나라 통일교육의 실상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통일교육이 학교 평가에 반영되거나 별도 예산이 책정된 것이 아니다 보니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통일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겉돌고 있는 현실은 교육부와 통일부의 공동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7일 두 부처가 전국 초·중·고 학생 11만6000명, 교사 3130명을 대상으로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통일교육 수업방식(교사응답 기준·복수응답)으로 시청각 교육(78.2%)과 강의(66.5%) 등 수동적 형태의 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간 통일교육 시간도 교과에서 3∼5시간 이내(37.5%), 창의적체험활동에서 2시간 이내(42.0%)가 가장 많아 총 5∼7시간에 불과했다.

조 교사는 “통일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사회적으로 남북한 교류도 왕성하고, 교장·교사의 의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형식적인 교육은 ‘통일 미래세대’인 학생들의 통일의식 약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53.5%에 그쳤고, 불필요하다는 응답률은 19.7%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이는 통일교육원이 지난 6월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통일을 원한다’는 응답률 79.4%에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특히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초등학교 71.0%, 중학교 54.3%, 고등학교 47.8%로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통일의식이 옅어졌다.

통일교육원 교육협력과 신재표 팀장은 “중·고교로 갈수록 대입 부담 때문에 통일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일교육은 시험출제 대상이 아닌 데다 환경·경제 등 각 부처에서 교육과정에 요구하는 범교과 과정도 40여개에 이르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 통일교육에 포커스를 맞추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3 수능과 중3 기말고사 이후에 체험활동 위주의 통일교육을 추진하고, 매년 2월 중 모든 초·중학교의 창체활동 시간에 통일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어려운 기간에 실시되는 것이어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이번 설문에서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는 ▲전쟁위협 등 불안감 탈피(25.8%) ▲국력이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24.7%)라는 응답이 많았고, 한 민족이기 때문이라는 학생도 18.9%였다.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이유로는 ▲경제적부담·사회혼란(45.4%) ▲북한체제 거부감(33.7%) 등 순이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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