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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 이름 먹칠하는 기념사업회

입력 : 2014-08-14 20:19:31 수정 : 2014-08-15 01: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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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사업회, 회장 감투싸움··· 임시총회서 충돌, 경찰까지 출동
안중근 사업회 임원 친일 논란··· 반대파, 또다른 사업회 만들어
광복 69주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가 내분에 휩싸여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회장 선출과 친일파 후손 임원 의혹 등 갈등에 실망한 인사들이 탈퇴하고 있으며 기념사업회도 쪼개지고 있다.

1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의 내분으로 임시총회가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열렸다. 반대파가 임시총회 개최를 막기 위해 용역업체 인력을 동원해 확성기로 떠들면서 행사를 방해했다. 양측 인사들이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하려 하자 경찰이 출동해 제지했다. 윤 의사 기념사업회 소속 A씨는 “기념사업회가 공원 안에 위치한 윤봉길 의사 기념관 강당에서 총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반대세력이 이를 막아 야외에서 총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일부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 공원에 세워진 윤봉길 의사 동상 앞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윤 의사 기념관 강당에서 총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반대세력이 입장을 저지하자 행사장소를 동상 앞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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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사 기념사업회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3월 회장 선출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황의만(67) 당시 회장을 재선출하려는 측과 김진우(81) 전 헌법재판관을 지지하는 세력이 갈등을 빚으면서 회원이 300명에서 900명으로 급증했다. B씨는 “서로 회장을 하기 위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을 대거 기념사업회 회원으로 영입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두 세력이 싸우면서 현재 윤 의사 기념사업회 회장은 공석 상태다. 더욱이 싸움에 지친 기존 회원들은 하나둘씩 기념사업회를 떠나고 있다. 회원 C씨는 “학창 시절부터 윤 의사를 존경해 기념사업회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렇게 내분이 생기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며 “오랜 기간 활동했지만 이제는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를 둘러싼 단체도 내홍을 겪고 있다. ‘안중근 의사 숭모회’는 임원진 다수가 친일파 후손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숭모회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반대파는 아예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를 새로 만들었다. 하지만 보훈처는 각 애국지사당 최초 등록한 한 개 단체만 인정하고 있어 정식 단체로 활동하지는 못하고 있다.

애국지사 기념사업회의 갈등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기념사업회들이 일본의 우경화 등에 대해 눈을 감고 내분만 일삼고 있다”며 “정작 어떤 식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계승할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개 단체만 기념사업을 독점해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기념하고자 하는 인물을 제대로 기리려면 이들 단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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