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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진 지음/미래문화사/1만5000원 |
“나는 이름 석 자만 말해도 세상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지는 세상의 문제 인물입니다. 돈도 명예도 탐하지 않고 오직 평화만을 이야기하며 살아왔을 뿐인데 세상은 내 이름자 앞에 수많은 별명을 덧붙이고 거부하고 돌을 던졌습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시자 문선명 총재가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2009) 서두에서 한 고백이다. 그를 ‘이단’으로 지목해 핍박한 국내 기독교계와 평생에 걸쳐 겪은 불화를 실감나게 표현한 것이다. 문 총재를 불온시해 인류평화에 헌신한 공적까지 외면하려는 일부 기독교인의 태도는 과연 온당한가.
책은 오는 8월12일이면 성화(聖和·타계) 2주년이 되는 문 총재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재해석해 보여준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1950년대 세계의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에서 탄생한 가정연합이 오늘날 194개국에 선교본부를 둔 ‘세계종교’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문명사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문 총재가 기독교 전통이 아주 강한 집안에서 성장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그는 어릴 때 개신교 목사인 작은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며 교회에도 열심히 다녔다. 하지만, 특정 종교의 울타리 안에 머물기엔 문 총재의 ‘그릇’이 너무도 컸다. 그는 기독교는 물론 다른 여러 종교와 한국 전통사상까지 아우르고자 했다.
오늘날 가정연합이 큰 성공을 거둔 이유에 대해 저자는 “기독교와 한국 전통사상이 융합함으로써 토착화를 이룩하고, 나아가 세계종교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가정연합의 핵심은 기독교에 한국 전통사상을 가미한 점이다. 따라서 요즘 세계를 휩쓰는 한류의 원조가 문 총재라는 주장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국내 기독교계가 가정연합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우리 고유의 전통을 경원시하고 그저 서양에서 들어온 사상과 이론만 숭상하려는 ‘사대주의’의 발로일 뿐이란 저자의 분석이 날카롭다.
책 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일부는 “결국 문 총재 본인이 메시아라는 뜻 아닌가”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문 총재 사상을 연구한 저자가 정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다. “메시아를 기다리지 말고 너희가 메시아가 되어라.”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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