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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 자연재난 철저히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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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2 22:10:03 수정 : 2014-07-22 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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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가 이상하다. 저수지 물이 마르고 땅이 타들어가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더니, 일부 지역엔 하루에 200mm가 넘는 기습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올여름 장마가 심상치 않다. 그런데 가뭄 끝에 전해지는 비 소식이지만 강우량은 예년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해갈엔 턱없이 부족하다. 연간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에 집중되는 우리 기후 특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장마는 꽤나 긴 편이었다. 문제는 강우량 편중이었다. 중부지방엔 많은 비가 내렸지만, 남부지방은 극심한 가뭄을 겪어야 했다. 특히, 낙동강 유역의 가뭄이 심했다. 유역의 강우량은 예년의 절반 이하에 그쳐 타격이 컸다. 지난해 적은 강우량으로 낙동강 유역의 댐 용수 공급은 아직까지도 어려움이 없지 않다고 한다.

당장 용수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100년 또는 200년 빈도의 가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반복되는 극심한 가뭄은 세계적인 추세다. 작년 중국은 기록적인 가뭄으로 13개성 600여만명이 식수난에 시달렸다. 미국도 5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서남부 지역이 큰 곤경에 빠졌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가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우리나라도 금세기 말 평균기온이 4도 높아지고, 강수량이 20% 증가한다는 예측이 있다.

한건연 경북대 교수·한국수자원학회장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물그릇을 키우는 방안이 있다. 그릇을 키워 물을 가두어 뒀다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분명 유리하다. 그러나 물그릇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환경, 국민적 합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유력한 대안은 이미 확보한 수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4대강 보의 공급능력과 물 수요를 보다 면밀히 검토해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4대강 사업에는 명암이 존재한다. 그러나 2012년과 2013년 극심한 가뭄에도 별다른 피해 없이 버틸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하천의 용수 공급을 댐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따라서 가뭄이 들면 댐 방류량이 줄고 하천유량이 크게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가뭄 피해가 줄어든 곳 대부분은 4대강 본류 지역이다. 댐이나 4대강 사업의 효과가 미치지 않는 지류와 도서해안 지역은 여전히 별도의 종합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댐, 보 등 다양한 수자원 시설의 효율적 이용을 통한 근본적인 대처가 시급하다. 국지적인 물 부족 현실을 인정하고, 확보된 수자원을 통합관리해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기왕에 확보하고 있는 수자원을 지금보다 더 많은 지역에 보내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추가적인 물그릇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가뭄 대책이 될 수 있다.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통합물관리의 필요성을 실감한다. 물 관련 자연재난에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건연 경북대 교수·한국수자원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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