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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해수부, 세월호 침몰장면 TV로 보면서도…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5-06 19:47:48 수정 : 2014-05-07 15: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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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해경 간부들이 세월호의 침몰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수천톤급의 배는 쉽게 전복되지 않는다는 안이한 판단 때문에 초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해수부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가 난 지난달 16일 해수부 상황실은 TV로 배의 침몰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은 세월호가 50도 정도 좌현으로 기울어 침몰 직전의 상황이었지만 상황실 근무자들은 “배는 전복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를 윗선에 보고했다.

때마침 해경과 수협, 어업지도선도 ‘인명 피해가 없다’는 상황 보고가 계속 날아왔다. 헬기 3대가 도착하고 고속경비함 3척이 도착예정인 데다 해경과 해군의 구조대원들이 현장 이동을 하고 있다는 ‘안심성 보고’가 뒤따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황실에서는 어느 누구도 세월호가 침몰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도 해수부와 같은 고정관념에 빠져 있었다. 해경 상황실 근무자들은 세월호가 침몰되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도 “전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수십년간 배를 몰아온 상황실 간부들은 경험상으로 세월호가 가라앉을 수 없다는 신념에 젖어있었다. 해경 한 관계자는 “대부분 간부들은 세월호의 침몰을 보면서도 다시 복원력이 작동될 것으로 여겼다”며 당시 상황실 분위기를 전했다.

해수부와 해경의 ‘침몰 불가론’은 해양전문가들도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저렇게 쉽게 가라앉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세월호처럼 8000t급 이상의 배는 40도가량 기울어도 복원력으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목포해양대 한 교수는 “배는 수미터 높이의 파도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복원력을 지니게 만들어진다”며 “세월호처럼 그렇게 빠르게 침몰하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해수부와 해경의 간부들이 그렇게 믿어왔던 복원성에 문제가 있어 결국 침몰하고 말았다. 수사결과 세월호는 정상적인 배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배를 증개축하면서도 무게중심을 잃은 데다 평형수까지 제대로 채우지 않아 복원력을 되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해수부와 해경의 상황실 근무자들은 침몰 순간에도 배가 다시 우현으로 복원될 줄 알았다.

이 같은 해수부와 해경 상황실의 안이한 판단은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수부의 ‘인명 피해가 없다’는 상황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이날 오전 10시38분쯤 승객들이 전원 구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승객 한명까지 구조하라’는 현실과 맞지 않는 지시를 내렸다.

해경의 초동 대처도 느슨했다. 서해해경청의 사고 당일 시간대별 조치상항을 보면 승객구조에 대한 긴박성이 전혀 없다. 사고 발생 40분이 지난 오전 9시37분 공군작전사령부에 대형헬기 지원을 요청하는 등 늑장 대응을 했다.

이에 대해 서해해경청 관계자는 “목포해경으로부터 세월호 침수중이라는 전화를 접수한 후 곧바로 본청과 지휘부에 보고하고 남해청 등에 지원요청하는 등 상황대응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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