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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 “그 학생이 차웅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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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9 19:57:52 수정 : 2014-04-30 17: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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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때 심폐소생술 했던 학생, 공개된 동영상 보고 신원 확인
"구명조끼 안 입어 사연 있는 줄…마지막 순간 아직도 눈에 선해"
“배에서 심폐소생술을 했던 학생이 차웅이라니 믿기지가 않아요.”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목포해경 123정 구조대원 A경위는 28일 해경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고 또 한번 눈물을 흘렸다. A경위는 사고 당일 자신이 30분가량 심폐소생술을 하며 그렇게 살려보려고 애를 썼던 승객이 단원고 학생 고 정차웅군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A경위는 16일 오전 10시45분쯤 세월호 부근에서 구조된 응급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뛰어갔다. A경위는 “덩치가 어른 못지않게 컸지만 앳된 얼굴에 까까머리를 해 고등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차웅군이 발견된 곳은 오전 10시25분쯤 침몰된 세월호의 좌현에서 20m 떨어진 지점이다. 당시 구조에 나선 전남도어업지도선이 생존자를 수색하던 중 떠내려가는 차웅군을 발견하고 구조했다. 어업지도선 직원들은 차웅군에게 인공호흡을 하면서 해경의 경비정으로 이송한 것이다.

응급환자의 인명을 구조하는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고 있는 해경의 구조대원들은 곧바로 응급조치를 했다. 구조되기 전에 바닷물을 많이 마신 탓인지 차웅군은 이미 의식 불명 상태였다.그는 주변 구조대원들을 불러모아 30분가량이나 상의를 벗기고 가슴을 압박하는 심폐소생술을 했다. 5명의 구조대원들은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을 하고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했다. 그래도 차웅군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차웅군은 오전 11시 17분 구조헬기에 실려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됐다.

A경위는 차웅군이 구조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사실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이 “차웅군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갔다”는 진술이 사실로 확인됐다.

A경위는 해경의 동영상을 보면서 “좀 더 흉부압박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연거푸 가슴을 내리쳤다. 그는 아직도 차웅군의 마지막 순간이 눈에 선하다며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살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차웅군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목포 한국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의료진의 응급처지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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