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네덜란드 대학 알바생 과거 찾기 노력… 홀로코스트 생존자 70년 만에 보상

입력 : 2014-04-20 22:02:14 수정 : 2014-04-20 22:02: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나치에 끌려가 집 뺏긴 유대인에 암스테르담시 재산세 부당 요구
언론 제보해 70억 지급 이끌어내
나치에 빼앗긴 집에 대한 세금 독촉에 시달렸던 홀로코스트 생존 유대계 네덜란드인들이 약 70년 만에 보상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세금 징수를 부당하게 여긴 한 여대생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여대생 하를로터 판덴베르흐(23·사진)는 2011년 암스테르담 기록보관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히 놀라운 편지들을 발견했다.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유대인들이 시 당국에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였다.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뒤 나치 정권과 부역자들에게 집을 빼앗겼는데, 암스테르담 시가 그동안의 재산세와 연체료까지 내라고 강요했던 것.

판덴베르흐는 이후 수백건의 유사 사례를 찾아 시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시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지 한참 뒤에도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에는 편지 기록들이 곧 디지털로 전환되고 원본은 파기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그는 다급한 마음에 네덜란드 일간지 ‘헷파루’와 ‘텔레그라프’에 관련 기록을 전달했다.

보도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시 당국은 즉시 네덜란드 전쟁기록연구소(NIOD)에 서류를 검토하도록 했다. 연구소 검토 결과 암스테르담 시가 생환한 유대인에게 세금과 연체료를 부당하게 요구한 사례는 모두 217건에 달했다. 연구소는 관련 생존자와 유가족에게 사용하지 않은 집에 대한 세금 환급금과 보상금 명목으로 총 490만유로(약 70억3000만원)를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