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들 환갑 여행길에 날벼락”

인천 용유초등학교 출신 17명
부부 동반… 대부분 생사 몰라

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가슴을 미어지게 하고 있다. 승객을 구하다 마지막으로 탈출한 50대 승객은 학생들을 더 구하지 못한 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 17명은 환갑 기념 여행에 나섰다가 참변을 겪었다. 이들은 환갑을 기념해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생존자로 확인된 이중재(60)씨의 부인(54·인천 부평구)은 “남편이 생존해 다행이긴 하지만, 동창생 모두 부부 동반으로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 대부분 생사 확인이 안 된다니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사고 뉴스를 보고 아침부터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오전 10시30분쯤 남편이 다른 사람 전화로 ‘죽었다가 살아났다’며 힘 빠지고 지친 목소리로 전화했다”며 “남편 전화를 받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했다. 그는 “연락 안 되는 동창분들이 너무 걱정되고, 아직도 정신없고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며 “좋은 여행길에 이게 웬 참변인지 모르겠다”며 참았던 눈물을 끝내 터뜨렸다.

여객선에서 침몰 직전까지 탑승객 20여명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탈출한 김홍경(58)씨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한숨을 쏟아냈다. 김씨는 배가 기울던 30여분 동안 주변 승객들과 함께 소방호스와 커튼을 묶어 3층 객실에 있던 학생 20여명을 6∼7m 높이의 위층 난간으로 올려줬고, 이들은 해경 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됐다.

진도=한승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