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백령도에 8천만원짜리 대형 국기게양대 설치 논란

입력 : 2014-04-16 11:06:17 수정 : 2014-04-16 11:11: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자체수입으로 직원 인건비 못 주는 옹진군…예산 낭비 지적 올해 자체 수입으로는 직원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 기반이 취약한 인천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8천만원짜리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설치하겠다고 나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백령도 진촌리 용기포 신항 일대에 높이 30m짜리 대형 국기 게양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군은 최근 한 엔지니어링 회사를 용역사로 선정해 실시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윤길 옹진군수가 북한과 맞닿은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에 안보 상징물로 대형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군의회는 지난 3월 예산심의특별위원회를 열고 대형 태극기 설치 예산 8천만원을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했다.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주민과 관광객들의 왕래가 잦은 용기포 신항 여객터미널 인근에 대형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면 안보 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또 대형 국기 게양대가 백령도의 안보 상징물로 자리매김해 관광객 유치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안전행정부가 최근 발간한 '2014년도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개요'에 따르면 옹진군은 올해 자체 세입이 전체 직원 인건비 보다 적은 재정기반 취약 자치단체 78곳 가운데 하나다.

백령도 주민들은 피부에 직접 와 닿은 곳에 군 예산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 장모(49)씨는 "맨날 예산 부족하다고 하면서 국기 게양대 짓는 데 8천만원을 쓴다는 것은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는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며 "태극기가 걸려 있으면 보기에는 좋겠지만 관광객 유치에 직접적으로 무슨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군의원들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련 예산 심의를 꼼꼼하게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예산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한 옹진군의원은 "군이 제출한 백령도 국기 게양대 설치 관련 계획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지 못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의원 임기가 두 달도 채 안 남았는데 그냥 기분 좋게 예산을 통과시켜 주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국기 게양대는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 중턱(75m)을 비롯해 양산시 운동장, 서울 여의도공원, 인천공항 잔디광장 등 전국 10여 곳에 설치돼 있다.

옹진군은 다음 주께 대형 국기 게양대를 설치할 대상지 선정을 위해 용역사와 함께 백령도에서 현장 측량을 할 계획이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