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관광호텔 62%, 표시등급과 소비자 평가 '괴리'

입력 : 2014-04-22 10:03:16 수정 : 2014-04-22 10:03:1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내 관광호텔 10곳 가운데 6곳 이상은 등급과 실제 소비자가 평가하는 서비스가 일치하지 않아 등급제도의 신뢰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효기간이 지난 등급을 사용하는 호텔이 등급 호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등급 결정을 한번도 받지 않은 관광호텔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공호텔 등급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국내 등급분류 의무대상인 707개 관광호텔 가운데 175개(25%)는 등급을 받지 않은 호텔인 것으로 조사됐다.

등급을 부여받은 532개 호텔 중에서도 절반이 훌쩍 넘는 361개(68%)는 등급 유효기간인 3년을 초과했다. 실제 관광호텔 가운데 유효한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은 171개(24%)뿐이라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광호텔 등급과 호텔 이용자가 실제 느끼는 서비스 간의 괴리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여행정보업체 트립어드바이저가 국내 관광호텔 298개의 이용 후기와 등급 일치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조사 대상 관광호텔에 대한 등급과 이용 후기의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전체 평균 일치도가 0.27였고 등급 유효기간이 3년이 넘는 186개(62%)의 일치도는 0.11로 나타났다.

일치도가 0.3 이하면 상관 관계를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나마 3년 이내 등급이 부여된 112개 호텔의 일치도는 0.32로 기준치 이상이었다.

회원수 18만명의 네이버 호텔 이용자 카페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3%가 '등급과 맞지 않는 호텔이 많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발표를 맡은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의 이용 후기를 보면 등급과 호텔 수준의 불일치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면서 "이는 현재 등급 심사 결과에 대한 신뢰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박성호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무궁화 호텔등급표시를 알아본 외국인은 5.8%에 불과했고 국내인의 정답율 조차 30%에 못 미쳤다"고 덧붙였다.

등급제 미준수 문제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는 부실한 심사 과정과 민간에 위탁된 심사단체의 이원화도 관광호텔 등급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 현재 평가는 심사위원단이 공개적으로 일시에 호텔을 방문해 3~4시간 동안 면담을 하고 호텔의 시설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경호 숭의여대 교수는 "현행 관광호텔 등급평가제도는 소비자 중심의 고객지향성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며 "이용 고객을 위한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고객 입장에서 호텔 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 강화를 위해 고객이 직접 느끼는 숙박서비스 영역 배점 위주로 평가영역을 조정하고 암행이나 불시 평가를 도입해 점수 배점을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게다가 호텔 관련 사업자단체인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한국관광호텔업협회가 위탁을 맡아 회원사에 대한 등급심사를 하다 보니 관련업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업체의 이해관계가 반영돼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등급심사를 민간협회 두 곳에서 주관하다보니 협회에 따라 심사결과가 다르다"며 "서울호텔의 86%는 호텔업협회가, 지방호텔의 87%는 관광협회중앙회가 심사하고 있어 지역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위원은 "등급 결정기관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대외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심사주체에 소비자 유관기관을 포함하고 이해관계자를 배제해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무궁화로 표시되는 등급체계를 관광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로 바꿔 관광객의 혼동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개선안도 제시됐다.

임상헌 남서울대 교수는 "등급심사를 받은 호텔에서 등급결정 후에 직접 제작해서 사용하다 보니 무궁화 문양이 다르고 등급을 왜곡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서 "정부나 협회가 표준화된 표시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채수빈 '매력적인 미소'
  • 채수빈 '매력적인 미소'
  • 조보아 '아름다운 미소'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