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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아동’ 담임교사 “아이 귀에서 갑자기 피가 났다”

입력 : 2014-04-10 10:30:46 수정 : 2014-04-10 11: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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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계모’에 희생된 A양을 1년 반 동안 가르쳤던 담임교사가 “소식을 듣고 정말 슬퍼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A양의 담임교사였던 B씨는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1학년과 2학년 때 담임이었다”며 “6월에 전학가기 전까지 아이를 가르쳤다”고 입을 열었다. B씨는 “굉장히 밝고 남도 도와줄 줄 아는 아이였다”며 “노래도 잘 부르고 앞에 나와서 춤도 추던 아이”라고 A양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B씨는 “계모가 와서 내게 ‘잘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안심됐다”며 “그런데 겨울방학을 앞두고 아이의 몸에서 멍이 하나 두 개씩 보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마다 아이는 자기가 ‘실수해서 다쳤다’고 말했고, 계모도 그렇게 말하다 보니 ‘진짜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A양으로부터 ‘엄마가 목을 졸랐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B씨에게 그런 말을 한 건 전학 가기 직전이었다. 사망 시점으로부터 최소 2달 전으로 보인다.

B씨는 그때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A양을 도우려 노력했다. 아이가 멍이 들었는지 살폈으며, 보호센터에 전화하기도 했다. 특히 하루는 A양이 수업 도중 귀에서 피를 흘려 보건실에 갔다 온 뒤 B씨에게 “선생님, 엄마가 다시 나를 사랑해줄까요?”라고 묻기까지 했다.

계모 대신 병원에 A양을 데려간 B씨는 귀출혈의 이유가 면봉 때문인 것을 알자 깜짝 놀랐다. 계모가 A양의 귀를 파준다며 면봉으로 귀를 마구 후볐다는 것이다. 결국 B씨는 A양의 계모와 심한 말다툼까지 했다.

B씨는 ‘안전한 곳으로 보내달라’는 A양에게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다음해 6월 전학 가는 뒷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B씨는 A양이 새로 전학 간 곳의 담임교사를 찾아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도 건넸다.

B씨는 “아이가 숨졌다는 소식에 너무 슬펐다”며 “20년 뒤 계모가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아이를 잘 보살필 수 있는 매뉴얼이 꼭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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