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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보다 풀이과정 중시… 이해력 측정에 방점

입력 : 2014-04-07 19:04:16 수정 : 2014-04-08 09: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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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선 수학교육] 외국선 어떻게 독일의 대학입학시험인 아비투어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수학 시험을 볼 때 계산기를 가져간다. 뿐만 아니라 학생이 원하면 교육부에서 허가한 수학공식집과 CAS(컴퓨터 대수 시스템)라고 하는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다. 아비투어의 채점은 정답과 오답을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과정 전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간에 계산실수를 해서 최종 답안이 틀리더라도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고, 모범답안과 다른 방법을 동원해 문제를 풀더라도 타당한 해결 방안이면 그에 맞는 점수를 받게 된다.

수학교육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나라들은 이처럼 정답보다는 정답 도출과정을 중시하는 이해력 측정에 방점을 찍는다.

대한수학교육학회가 작성한 ‘외국의 수학교육현황 조사 연구’를 보면 독일은 학교 시험도 정답보다는 풀이과정을 중시한다. 문제는 100% 주관식으로 출제되는데, 10점짜리 문제일 경우 과정이 맞았는데 정답이 틀리면 2점이 깎이지만, 정답은 맞고 과정이 틀렸다면 8점을 잃는다.

핀란드는 대학입학자격시험에도 주관식 문제만 출제한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시험 위원회에서 승인한 계산기와 책자를 시험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성취도가 낮은 학생의 심리적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계산기를 이용하도록 적극 권장한다. 학교 시험은 점수를 잘게 나누지 않고 10점 만점에 1점 단위로만 평가한다.

미국의 학교 수학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교과서에 수록된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40% 많다. 프랑스보다는 2배 이상 많다. 학습해야 할 단원의 수나 수준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정답이 아니라 풀이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넓어 스스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수학 점수는 우리나라보다 뒤지지만 자신감이나 흥미에서는 월등히 앞선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 중학교 2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현재 미국 공립고 1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군은 “미국에서는 답이 틀렸다고 해서 점수를 깎는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보이면 점수를 주기 때문에 미국 학생은 생각을 짜내서 문제를 풀어낸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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