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과정과 외관 모두 독특한 산방산에 ‘믿거나 말거나’ 유의 전설 한 토막이 없을 리 없다. 한라산 백록담에 솟아 있던 봉우리를 옥황상제가 뽑아 던져 산방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방산을 뒤집어 백록담에 넣으면 얼추 비슷하게 맞는다는 얘기까지 곁들여진다. 그러나 한라산이 산방산보다 훨씬 늦게 생성됐으니,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는 얘기다.
산방산 뒷면에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등산로가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그러나 그 일대 훼손이 심해지며 등산로는 2021년까지 전면 폐쇄됐다. 지금은 앞면에 자리한 산방굴사까지만 오를 수 있다. 산 중턱에 커다란 자연동굴이 있는데, 그 안에 불상을 모셔 산방굴사라고 부른다. 산 아래 자리한 두 절집인 산방사, 보문사에서 150m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된다.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이상고온 탓에 15분 정도 계단을 오르니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힌다. 산에는 주상절리 등 용암이 흘러가며 생성된 특이한 지형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산방굴사에는 굴 밖으로 용머리해안과 형제섬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빼어난 전망이 펼쳐진다. 산방산 인근에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탄산온천도 솟는다. 산방산을 병풍 삼아 노천 온천욕을 즐기는 맛도 각별하다.
산방산은 제주를 대표하는 유채꽃 명소이기도 하다. 이즈음이면 산방산과 유채꽃밭을 배경 삼아 추억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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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동쪽 중턱을 흐르는 녹산로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길로 불린다. 8.5㎞에 걸쳐 길 양 옆을 가득 메운 유채꽃과 벚꽃은 이번 주부터 그 화려함이 절정을 맞는다. |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는 12, 13일 제주 유채꽃큰잔치가 열린다. 한라산 중턱인 조랑말체험공원 위로는 아무래도 기온이 낮다 보니 지난 주말까지 아직 꽃이 만개하지 않았다. 이번 주부터 그 화려함이 절정을 맞기 시작할 것이다. 유채꽃 향연은 성산일출봉, 우도에서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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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진입로의 화려한 벚꽃. |
제주=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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