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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루 15시간…우리는 금강산 제설 노예였다"

입력 : 2014-03-19 13:25:29 수정 : 2014-03-19 16: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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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행사 알바생들 항의에 업체측 "현대백화점서 돈 안줘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동참하면 보람이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보람은 커녕 15일간 죽도록 제설작업을 하는 바람에 골병만 들었습니다." 

지난달 북한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상봉 행사 당시 무려 2m30cm 가까이 쌓인 눈을 치우는데 동원된 아르바이트 대학생 처우가 형편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 지역의 대학생 A씨는 지난달 12∼26일 보름 동안 금강산 지역에 머물면서 하루 종일 제설 작업을 했다. 총 15일 동안 눈을 치우고 A씨가 받은 돈은 약 79만4000원. A씨는 “원래 아르바이트 업체에서 오전8시부터 6시까지 일한다고 해놓고 첫날만 그랬을뿐 다음날부터는 갑자기 새벽6시부터 나오라고 했다”며 “퇴근 시간도 일정치 않았고 밤10시까지 일한날도 많았다”고 했다.  심지어 대학생들은 하루 15시간 이상제설작업을 했던 날들도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우리가 몇시까지 일하는 것이고 돈은 얼마를 주는건지 물어보니 아르바이트 대행업체는 그런걸 물어볼거면 일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산상봉 행사를 지켜보는 의미있는 경험이 될줄 알았는데 정작 행사는 보지도 못하고 눈만 치우다 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업체는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근무 시간 연장에 대해 항의하자 “일한 만큼 보상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A씨는 “왜 돈을 이것밖에 안주냐고 물어보니 자기들도 원청업체인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그린푸드가 그 돈 밖에 주지 않았다면서 모른체 했다”고 말했다. 

금강산 제설작업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학생들 일부는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씨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한 다른 대학생 B씨는 무리한 제설작업 탓에 금강산에서 돌아온 뒤 손목과 허리를 다쳐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과거 4차례에 걸쳐 이산상봉 행사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C씨는 “이제 두번 다시는 이산상봉 아르바이트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A씨는 “같이 일한 형들 모두 삽으로 종일 눈만 치우다 와서 질려버렸다”며 “고생한만큼 돈도 못받고 너무 속상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이산상봉 행사는 지난달 22∼25일 금강산에서 열렸으며, 당시 폭설이 쏟아져 제설 작업이 행사 성사 여부의 주요 변수였다. 정부와 현대아산은 당시 제설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제설작업을 벌였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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