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항공 측은 사고기가 8일 0시40분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이륙해 50분쯤 지난 오전 1시30분까지 관제탑과 교신했다고 밝혔다. 사고기가 말레이시아 코타 바루로부터 동쪽으로 120해리(약 222.24㎞) 떨어진 지역을 날고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항공기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닷컴에 따르면 MH370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진 오전 2시40분까지 남중국해 3만5000피트(약 1만670m) 상공을 운항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군 레이더 기록을 추적한 결과 “항공기가 회항을 시도했을 징후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당시 기상조건이 괜찮았고 사고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직전까지 아무런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은 점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히샴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부 장관은 이날 “현재 말레이시아 국가안보 기관들이 테러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면서 “도난 여권을 사용한 승객 2명과 여권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조종사 과실 또는 범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를 켜지 않고 수동으로 기체를 몰다 방향·속도 감각을 상실해 변을 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와 상당히 유사한 2009년 에어프랑스 447기의 대서양 추락사고도 조종사 과실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자하리 아흐마드 샤(53) 조종사가 1981년부터 지금까지 1만8365시간을 비행한 베테랑인 데다 비행기가 정상궤도를 벗어날 경우 레이더에 즉각 포착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체 결함이나 이상이 주된 사고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운항한 지 11년 된 MH370기는 2012년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다른 여객기와 충돌해 오른쪽 날개 부분을 크게 수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 출신인 존 고글리아는 “감압 현상은 동체가 부식되거나 노화했을 경우에도 발생한다”며 “극단적인 경우 기체가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 항공사고가 이착륙 도중 생긴다는 점에서 안전운항 중이던 항공기가 갑자기 기체 이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송민섭·박진영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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