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려 안대하면 눈 온도↑… 세균 성장 충혈된 눈에 안약을 자주 넣으면 녹내장이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이주연 안과 교수는 “안약에 포함된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녹내장을 유발해 실명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스테로이드 계통의 안약은 눈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일시적인 개선 효과를 주지만 오래 사용하면 되레 충혈 상태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안약이 아니라 한 번 개봉한 뒤 상당 기간 사용하는 안약은 세균 감염에 취약해 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충혈됐을 때는 안약뿐만 아니라 안대 사용도 삼가야 한다. 빨갛게 된 눈에 미용 문제로 안대를 착용하면 눈의 온도가 높아져 세균 성장이 촉진된다. 콘택트렌즈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고 내버려두면 일반적인 충혈은 저절로 호전되지만,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내원해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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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실핏줄이 터져 며칠 간 충혈 상태가 지속됐던 환자가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제공 |
눈 속에 포도막염증이 생겼을 때나 근시나 원시·난시 같은 굴절이상, 눈물 생성이 적은 건성안, 안압이 높아 유발되는 녹내장, 경동맥해면정맥동류 같은 뇌혈관 이상이 있을 때도 충혈이 일어난다. 이 교수는 “충혈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눈의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 주위 결막조직에 부종이 일어나 눈이 점점 탁해진다”며 “2일 이상 지속되는 충혈은 여러 가지 안과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충혈이 일어났을 때는 안약·안대 사용을 삼가고 2일을 기준으로 내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예방을 위해 평소에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연기·매연 등 오염 물질과의 접촉을 피하고 선글라스를 착용해 바람과 햇빛의 자극을 막는다. 정확한 시력검사를 통해 눈의 굴절 이상을 교정하고, 피로에 의한 충혈을 예방한다. 장시간 눈을 사용하지 말고 1시간 간격으로 5∼10분 휴식 시간을 갖는다. 손을 씻고 난 뒤에도 안구에 손을 대거나 비벼서는 안 된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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