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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세 토끼' 잡으려 무작정 떠났다가… '워킹호러데이'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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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30 06:00:00 수정 : 2013-12-02 13: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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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비자로 합법적 취업 가능… 다양한 경험 통해 스펙 쌓기도
한국서 어학연수 일종으로 변질… 낯선 환경 범죄 노출 위험성도
‘세 마리 토끼’를 잡아라.’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를 설명할 때 붙는 수식어다. 여행 비자인 동시에 합법적인 현지 취업이 가능하고 덤으로 현지 언어까지 배우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영어권 국가인 호주와 캐나다에 특히 워홀 비자 신청이 줄을 잇는 이유다. 하지만 워홀에 대한 맹신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워홀 참가자들이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등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돈·언어·여행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아라

김소진(25·여)씨에게는 2010년 12월 워홀 비자로 일본에서 보낸 6개월이 대학 시절 가장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김씨는 당시 도쿄 아자부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본인들과 허물없이 지냈다. 그는 “귀국하기 전 일본어 실력이 부쩍 늘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며 “웬만한 어학원의 언어연수 프로그램보다 좋았고, 일본어 덕분에 올해 취업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 사례처럼 워홀 비자를 통한 해외 방문은 짧은 시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스펙의 일종으로 통하기도 한다.

호주나 일본처럼 임금이 높은 국가에서 단기간에 돈을 벌기 위해 워홀 비자를 발급받기도 한다.

지난해 워홀 비자로 1년간 호주에 다녀온 장모(28)씨는 “호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6000원으로 우리나라 최저 임금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며 “가끔 직장 생활이 힘들 때면 호주에서 받던 임금이 생각나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워홀 참가자는 2008년 4만146명에서 2009년 5만2968명, 2010년 4만9137명, 2011년 4만4278명, 2012년 4만8496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의 순이다.

외교부가 올해 새로 선보인 워킹홀리데이 홍보 포스터.

◆어학연수 프로그램으로 변질


해외에서는 워홀 비자가 일종의 여행 비자로 취급받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취업’이나 ‘어학연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외교부 영사서비스과 오진희 과장은 “워홀은 일종의 비자로 취업보다는 여행에 주목적이 있다”며 “하지만 한국에선 어학연수의 일종으로 변질돼 유학원이 아예 ‘워킹홀리데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장사를 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유학원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검색창에 ‘워킹홀리데이’를 입력하면 ‘워킹홀리데이○○유학센터’ ‘워킹홀리데이○○’ 등 공식 기관과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유학원들이 줄줄이 쏟아진다. 이들 유학원은 대부분 현지에서 운영하는 어학연수에 등록하면 비자 발급을 대행해주고 어학연수 후 일자리를 주선해준다며 고객들을 끌어모은다. 워홀 비자 발급을 위한 수속 비용을 면제해 준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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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공식기관을 사칭한 유학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전문가들은 워홀 비자 발급에서 현지 체류까지 모든 것을 유학원에 맡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대체로 현지어에 익숙하지 않아 적응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연계 프로그램을 찾는다”며 “유학원에서도 구직 면접을 잡아줄 뿐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범죄 노출 위험 높아


일부 워홀 대상국에서 한국인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은 것도 문제다.

만 18∼30세를 대상으로 하는 워홀 비자는 대부분 젊은 층이 혼자 외국의 낯선 환경에서 홀로서기를 하는 특성이 있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 인종에 대한 호주인들의 반감은 매년 유학생은 물론 워홀 비자 이용자들의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호주를 다녀온 김모(30)씨는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동양인들에게 맥주병을 던지거나 침을 뱉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며 워홀 당시 좋지 않았던 기억을 털어놨다.

올 들어 워홀 참가자 가운데 사건·사고를 당했다며 외교부에 제출한 민원은 호주가 47건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 5건, 일본·대만 각 1건 등의 순이다.

주호주 총영사관 관계자는 “밤늦은 시간에는 현지인들도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데, 한국의 젊은이들이 겁없이 나갔다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외 치안환경은 대체로 한국보다 좋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 불이익을 당할 확률이 높은 만큼 될 수 있으면 현지인과의 충돌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적이 드문 슬럼가 등 치안 취약 지역에 머물지 말고 현지에서 낯선 사람의 지나친 친절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과 뉴질랜드의 지질, 캐나다의 야생동물, 대만의 태풍 등 워홀 비자로 방문하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에 따른 재난 대비책을 숙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워킹홀리데이인포센터는 ▲재외국민 등록 ▲비자 유효기간 확인 ▲워킹홀리데이 보험 가입 ▲여권 분실 주의 ▲재외공관 등 긴급 연락처 숙지 등을 지켜줄 것을 주문했다.

정선형·이재호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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