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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원화, 국제결제통화 도약 시작

입력 : 2013-10-13 19:20:33 수정 : 2013-10-13 23: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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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印尼와 통화스와프 의미 원화 국제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의지를 밝혔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김 총재는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뜻을 나타냈다. 신흥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원화 국제화란 세계 무역에서 결제통화로 널리 쓰이는 것을 말한다. 원화가 ‘우물 안’에서 나와 ‘광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통화스와프 체결, 인도네시아와의 통화스와프 체결 합의에도 원화 국제화 의지가 담겨 있다. 김 총재는 “자국 통화로 서로 결제를 도와주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며 “원화 국제화의 일환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체결된 통화스와프가 위기 시 금융안정을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안전장치 성격이었다면 이번 통화스와프는 결제통화로서의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말이다. 향후 신흥국과의 통화스와프도 같은 맥락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김 총재는 “많은 나라와 통화스와프 체결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국제화는 미국 달러 일변도의 국제교역 결제 흐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다. 한은 관계자는 “신흥국이 국제교역에서 자국통화 결제를 확대하면 미 달러화 의존도가 낮아져 금융위기 대응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한국은 실물 교역을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많이 하지만 금융 교류는 달러화로 한다”며 “금융 쪽에서 이런 불일치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는다고 해서 곧바로 원화가 양국 교역 결제통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통화스와프는 양국 중앙은행 간 협정이고 결제통화는 민간영역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시장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양국 통화끼리 스와프 협정을 맺으면 민간영역에서도 달러가 아닌 양국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원화의 위상은 높아지는 흐름이다. 한국은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외풍에 취약한 상당수 신흥국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고 덕분에 국제무대에서 원화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인도네시아와의 통화스와프 협정에서 인도네시아의 적극적 구애가 있었다는 후문은 원화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한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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