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협력 신규사업 확대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방문해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등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풍성한 세일즈 외교 성과를 거두고 13일 오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12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경제동반자협정(CEPA) 연내 체결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일본이 독식해 온 인니 시장에 한국 기업의 진출을 활성화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독식 인니시장 교두보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순방 결산 브리핑에서 “세일즈 외교 성과가 실질적 열매로 이어지기 위해 국회에서 여야가 한마음으로 예산이나 외국인 투자 관련 법안 등 여러 제도적 부분들을 뒷받침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니는 인구가 2억4000만명이 넘는 동남아 최대이자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최근 중산층 인구와 자동차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한국은 인니가 회원국으로 있는 아세안과 다자 FTA를 맺은 관계지만,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인 자동차나 철강 등의 관세가 여전히 높아 FTA 활용도는 매우 낮은 게 현실이었다. CEPA 타결로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돼 인니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내 일관 제철소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회사 지분인수를 위한 인니 중앙은행의 승인을 요청해 유도요노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우리의 T-50 고등훈련기(16대, 4억달러) 수출 등으로 진전된 양국 간 방산 협력을 신규사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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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연내 체결 등 회담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을 끝으로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3일 오전 귀국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
박 대통령은 전날(12일) 국빈 만찬 직전 유도요노 대통령 부부와의 친교행사에서 유도요노 가족의 한국 인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아니 여사가 부모와 함께 한국 생활을 할 당시 유도요노 대통령이 아니 여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것을 언급하며 “한국에서의 로맨스가 행복했나요?”라고 물었다. 아니 여사의 부친은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대사를 지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당시 한국 국민의 역동성과 자립의지에 감동을 받았다. ‘한국을 닮아라’라는 장인 어른의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았다”고 회상했다.
서울·자카르타=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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