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F-X 3차 사업 어디로]〈상〉단독후보 된 F-15SE

입력 : 2013-09-12 20:09:16 수정 : 2013-09-24 20:02:3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만간 개최될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격입찰을 통과해 단독후보로 나선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방추위 관문까지 통과해 우리 공군의 차기전투기로 최종 낙점될지, 아니면 유찰에 따른 사업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12일 사업비 충족 여부만으로 차기전투기를 선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F-15SE 편향 흐름에 제동을 걸고 나서 F-X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가격이 최우선’이란 기존 방침을 고수해온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방추위 결정을 앞두고 세 차례에 걸쳐 F-X 3차 사업의 향후 진로를 점검해본다.


“사일런트 이글에게 적수는 없습니다.”

지난 11일 도하 일간지에 게재된 보잉사의 광고 문구다. 보잉은 지난달까지 단 한 차례의 광고도 하지 않았다. 기종 간 경쟁에서 가장 뒤처졌다는 지적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가격입찰에서 정부의 예산 범위(8조3000억원) 내에 들어 단독후보로 낙점되자 자사 후보기종인 F-15SE(사일런트 이글)의 홍보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보잉사의 F-15SE가 F-X 단독후보로 낙점된 이후 비판 여론이 형성된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해석한다. 이런 보잉사의 움직임은 단일 후보로 남은 F-15SE가 차기전투기로 선정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안갯속 구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큰 이유는 시제기가 없다는 점이다. F-15SE는 F-15E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지만 스텔스 기능 확보를 위해 내부무장창을 단 시제기는 단 한 대도 만들지 않았다. 판매할 모델이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70년대에 배치된 4세대 ‘올드보이’ 전투기라는 점은 치명적이다. 군내에서 구매 불가론을 외치는 가장 큰 이유다.

또 보잉사는 국내 한 에이전트사가 대형공격헬기(AH-X) 사업 추진과정에서 관련 군사기밀을 빼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이 에이전트가 국회 일부 보좌관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방추위가 당초 기종선정 관련 종합평가를 ‘단순 적합성 판단’만으로 강행하려다 비난 여론에 떠밀려 채점을 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4가지 분야에 대한 종합평가가 종료된 상태”라며 “향후에 가중치를 적용하는 그런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에 터져나온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의 건의문도 보잉사측엔 악재다.

F-15SE를 선택할 경우 이에 따른 득실을 따져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장점이라면 정부가 제시한 8조3000억원의 예산으로 F-15SE 60대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추가 예산증액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F-4와 F-5 등 노후 전투기가 퇴역하면서 빚어질 수 있는 공군의 전력공백도 F-15SE를 택한다면 차질없이 메울 수 있다. 미제 전투기 구입은 한·미동맹을 굳히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F-15SE 구입 반대론의 목소리도 높다. 무엇보다 F-15SE로는 주변국과의 항공전력 격차를 좁힐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가 스텔스기를 도입하거나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텔스기가 아닌 F-15SE를 도입하는 것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이라는 기본 취지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가격도 논란이다. 전투기 시장에서 6조∼7조원대면 60대 구매가 가능한 노후 기종에 8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잉 측은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보잉은 F-X 1, 2차 당시에도 F-15K의 기술이전을 약속했으나 막상 기종 선정이 끝난 뒤에는 미 정부의 통제로 기술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