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디젤 골프 독주속
벤츠A클래스·아우디A3 등도
디자인·성능·연비 앞세워 추격전 “나의 퍼스트 ○○○.”
국내 수입차시장을 장악한 4개 독일 업체는 한결같이 자사의 엔트리 모델을 이처럼 소개한다. 차는 작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벤츠·BMW·아우디·폴크스바겐을 ‘애마’로 둘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운 듯하다. 주 타깃도 20∼30대 젊은 층으로 같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의 대학생 설문에서 ‘첫 차를 수입차로 사겠다’는 답변이 지난해 17.3%에서 올해 31.3%로 껑충 뛰었다. 각 브랜드의 전체 소비층이 젊어진 가운데, 더욱 젊은 잠재적 소비자도 늘고 있는 셈이다. 당장은 볼륨 모델이 아닌데도 소형차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다. 가격 면에서 경쟁상대인 국산 중대형차 수요까지 끌어들여 시장을 키우는 소형 수입차들의 자존심 싸움을 들여다봤다.
◆“우린 골프와 달라”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기 수입 브랜드의 소형차인 BMW 1시리즈, 아우디 A3, 벤츠 A클래스, 폴크스바겐 골프의 공통점은 해치백이라는 점이다. 골프를 제외하고는 각 브랜드에서 가격이 가장 낮게 형성된 모델들이다. 재밌는 건 BMW·벤츠·아우디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골프와 한데 엮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 이에 대해 폴크스바겐은 “소비자로서는 같은 비교 대상이지만 판매량에서 너무 차이가 커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골프가 태생적으로 디젤 해치백이라는 것과 7세대에 이를 때까지 발전을 거듭한 모델인 것과 달리 다른 브랜드들은 여러 라인업 중 하나일 뿐인 것에서부터 경쟁상대가 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골프는 우리 브랜드의 자존심이라 상징성이 있는 모델”이라며 “브랜드 입성을 유도하기 위한 모델들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A클래스의 선전, A3의 변신 기대
현재로선 출시 일주일을 앞둔 벤츠 A클래스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내부 디자인은 항공기 조종석에서 차용해 20대 감각이고, 다른 소형 수입차들과 구분되는 외형으로는 역시 커다란 ‘세 꼭지별’이 달린 전면부다. 신형 E클래스처럼 후반부로 가면서 평행선을 이루는 테일램프 등을 채용해 차체가 커 보이는 효과를 노렸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8㎞인데, 실 연비도 이와 유사하다. 비슷한 가격인 B클래스와 경쟁하지 않을까 우려했더니 MBK 측은 “A클래스는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싱글이나 자녀가 없는 젊은 커플이 주 타깃이고, B클래스는 넓은 적재공간과 편안한 주행감을 선호하는 젊은 가족 단위 고객이 주 타깃”이라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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