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주로 찾는 대형마트 1만∼2만원 저가상품 인기 ‘선물용? 뇌물용?’
추석을 한 달 앞두고 백화점과 호텔들이 앞다퉈 고가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고급 수입자동차 가격대인 와인에서부터 수백만원에 이르는 굴비, 홍삼세트가 즐비하다. 100만원 이상의 ‘상품권 뭉치’도 대거 등장했다.
19일 롯데백화점이 한 병만 내놓은 최고급 빈티지 와인 ‘무통로칠드 1945’는 판매가가 무려 6200만원이다. 프랑스가 독일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1945년산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고 희귀 제품이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호텔들도 고급 와인 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와인 전문잡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100점을 받은 샤토 페트루스의 최고 빈티지 2005년산 2병을 1500만원에 판다. 주류 이외에 눈길을 끄는 고가 추석선물세트로는 굴비와 홍삼 등이 있다. 35㎝ 이상 크기의 굴비 10마리로 구성된 롯데의 ‘영광법성포 수라굴비세트’와 현대의 ‘현대명품 참굴비 秀’는 각각 300만원이다. 33㎝ 이상 10마리로 구성된 신세계의 ‘구가네 프리미엄 참굴비’, ‘수협중앙회 프리미엄 참굴비’는 200만원에 판매된다.
최고등급 천삼을 농축해 무형문화재 김환경 선생의 자개 작품에 담은 롯데의 ‘정관장 天-하나의 하늘을 품다(200g 2병)’는 430만원이다.
장기불황 속에 서민들이 주로 찾는 대형마트 등에서 커피나 식용유, 참치캔, 통조림 등 1만∼2만원대 저가형 선물세트가 주로 팔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대형마트에서는 저가 상품이 잘 팔리지만,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 수요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상품권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신세계백화점은 18일부터 100만원부터 5000만원까지 다양한 추석 선물용 상품권 패키지를 판매한다. 롯데백화점도 1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전 점포에서 추석 상품권 패키지를 1만3330세트 한정 판매한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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