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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선언’ 문지애·김경란, ‘종편’과 ‘봉사’ 이중적 행보

입력 : 2013-08-17 09:59:10 수정 : 2013-08-18 10: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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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 아나운서 문지애와, KBS 전 아나운서의 김경란의 최근 행보가 흥미롭다. 각각 MBC와 KBS 간판으로 활약했던 두 여자 아나운서의 행보는 일면 상반되면서도 비슷한, 이중적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MBC 재직 시절 뉴스 프로그램 등에서 안정적인 진행 실력을 선보이며 MBC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던 문지애는 지난해 MBC 총파업에 참여 이후 방송 출연에서 배제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결국 지난 4월 MBC를 퇴사한 문지애는 프레인TPC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방송 복귀를 선언했고, 이달 중순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 교양프로그램 ‘당신을 바꿀 여섯시(가제)’ 진행자로 나설 예정이다.

문지애가 그간 종편 반대와 MBC 파업 참여를 통해 소신 있는 아나운서로 이미지가 각인됐다는 점을 반추하면 그의 종편행을 둘러싸고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드러내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방송법 개정안 반대 시위 당시 ‘재벌방송 저지’를 강하게 주장했던 그가 복귀를 위한 첫 행보로 재벌기업이 소유한 종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비난 목소리가 높다.

‘소신’이 MBC라는 조직 안에서만 지켜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다는 반응도 팽배하다. 파업 참여 이후 MBC의 보복성 인사 조치로 방송에 얼굴을 비출 수 없게 된 마당에 프리랜서 선언을 통한 방송 복귀와 종편행 역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문지애가 복귀 선언에 이어 빠른 시일 내 종편행을 결정지으면서 그간 그가 냈던 목소리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지애가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종편 반대’도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이었느냐며 시위 목적의 순수성까지 오해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스펀지’ ‘사랑의 리퀘스트’ 등 KBS 교양·정보 프로그램에 주로 얼굴을 비췄던 김경란은 프리 선언 후 tvN '더 지니어스:게임의 법칙’, '환상 속의 그대’, 채널A ‘꿈을 쏘다’, MBN ‘인생고민 해결SHOW신세계’ 등 케이블채널 연예오락 프로그램 및 종편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KBS에서 튀지 않는 단정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김경란이 프리 선언 이후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꺼내놓자 색다른 매력이라는 호평과 급격한 이미지 변신이 낯설다는 거부감이 엇갈리고 있다.  

김경란은 KBS 퇴사 당시 봉사활동을 이유로 들었다. 방송을 위해 찾은 아이티에서 봉사의 의미를 발견했고, 봉사활동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김경란은 지난 3월 스토리온 패션프로그램 ‘토크&시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정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상황을 알리는 사람이라는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서 겪은 봉사 이야기를 거짓 없이 전할 때 귀 기울여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퇴사 이유와 향후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김경란은 프리 선언 이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남수단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퇴사를 감행한 만큼 봉사활동에만 매진할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와 달리 봉사활동보다 오락프로그램를 통한 방송활동이 더 부각되고 있다. 방송모습만 놓고 보면 봉사활동이 굳이 프리 선언 이후라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일부 누리꾼은 다수의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는 것이 그가 퇴사 이유로 꼽았던 ‘가치 있는 삶’인지 고개가 갸웃해진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김경란이 보여준 모습도 ‘봉사’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SBS ‘화신’에서 소개팅 경험을 털어놓고,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는 성형 사실을 일축하며 자연미인임을 강조했다. 퇴사 전 모습과 견주어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의 모습은 ‘파격’에 가깝다. 이는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퇴사를 결정한 것인지, ‘봉사’가 프리 선언을 위한 허울 좋은 ‘핑계’였는지 오해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경란의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퇴사 부터 현재까지 전남 강진 태풍 '볼라벤' 피해지역 복구활동, 남수단 및 케냐 방문, 남수단 홍보 책자 공동집필 등 봉사활동을 펼쳐왔다”며 “남모르게 봉사하고 싶었지만 이를 알려야 하는 현실이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문지애와 김경란, 한때 각 방송사를 대표했던 얼굴이었던 두 아나운서가 프리 선언 전 보여준 소신을 방송 활동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까. 보여지는 것만으로 그들의 진의를 속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대중의 1차적 판단 잣대는 눈에 보이는 방송 활동인 만큼 최근 두 아나운서의 행보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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