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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과소비 인류, 문명의 위기 부르다

입력 : 2013-08-16 19:15:34 수정 : 2013-08-16 22: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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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니키포룩 지음/김지현 옮김/황소자리/1만5800원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앤드류 니키포룩 지음/김지현 옮김/황소자리/1만5800원

몸무게 50㎏에 불과한 여성이 500g짜리 체중조절 음료를 사기 위해 500㎏이 넘는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신간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은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현실을 지적한 책이다. “지금 우리 대다수는 화석연료 사용이 도덕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17세기 영국 상인들도 대서양 노예무역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다. 로마인들이 인간 노예를 바라보는 방식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저자의 에너지에 대한 시각이 신선하다. “화석연료는 은행에 예치한 자본과 비슷하다.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부모라면 최대한 많은 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그 자본을 절약해서 사용하지만,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부모는 방종한 생활을 하면서 자손들이 어떻게 살아갈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잘 알다시피 현대인의 일상을 떠받치는 각종 기계의 에너지원은 석탄과 석유 등의 화석연료다. 화석연료를 발견하면서 꽃피운 것이 인류의 기계문명이다. 인간이 기계를 발명해 문명의 발달을 가져왔으나 이제는 기계 노예를 놔줄 때가 됐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기계를 노예에 비유한 것은 다소 엉뚱한 발상이지만 에너지 과소비 현실을 지적한 것은 적절할 수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는 로마시대 황제보다 더 사치스럽게 산다. 매우 검소한 도시인조차 과거 부유한 귀족이 부리던 수보다 더 많은 에너지 노예를 거느린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스마트폰의 위력은 과거 왕의 궁전이나 사탕수수 농장에 예속됐던 인간 노예들의 노동력보다 더 센 편이다. 지각 있는 귀족과 농장주들은 적어도 족쇄 채운 인간 노예에 가책이라도 느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많은 기계 노예들이 어디서 왔는지 숙고하지도 않는다”면서 지속가능한 인간문명을 위해 노력하라고 꼬집는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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