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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코리아] “극심한 경쟁에 지친 한국, 협동조합서 답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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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08 19:41:57 수정 : 2013-08-08 19: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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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대학 자마니 교수
협동조합 분야 석학 스테파노 자마니(사진) 볼로냐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질적으로만 발달한 한국에서 협동조합은 정신적인 풍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5인 이상만 모이면 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완화된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한국 사람들이 협동조합과 관련한 그의 조언을 얻기 위해 직간접으로 접촉해오면서 그 역시 한국 상황을 좀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자마니 교수는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서로 1등이 되려는 극심한 경쟁사회로 자살률이 높은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정신적으로는 빈곤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인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새로운 발전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이 협동조합을 도입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지속가능한 사회를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가 이렇게 자신하는 이유는 협동조합이 기존 자본주의 기업과 다르게 사람 간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은 현대를 돕지 않지만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은 매년 순이익의 3%를 협동조합 펀드(coop fund)에 출자해 어려움을 겪는 협동조합을 돕도록 연대가 시스템화했다”며 “협동조합은 지역화돼 있어 수익에 따라 쉽게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 않으며, 지역사회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주주 이익을 우선한다면 협동조합은 조합원 이익을 중시한다. 그는 “요즘 기업 경쟁력은 혁신에서 나오는데 내일 당장 해고될지 모르는 일반 기업 직원이 어떻게 혁신적일 수 있겠는가”라며 “기업에서 정해진 틀에 맞춰 일한다면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회사를 위해 뭘 할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마니 교수는 다른 사람을 이겨야 자신이 승리하는 ‘지위 경쟁(positional competition)’과 타인과 함께 일하면서 같이 이기는 ‘협력적 경쟁(cooperative competition)’ 중 협동조합은 후자를 추구하며, 바로 오늘날 우세한 경쟁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동차, 화학 등 자본집약 산업은 자본주의 기업 형태가 맞고 서비스, 농업 등 노동집약 산업은 협동조합 형태가 어울린다”며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형태가 공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볼로냐=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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