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는 지금] 복지 곳간 채우기도 전에 … 빠르게 늙어가는 아시아

관련이슈 세계는 지금

입력 : 2013-07-29 00:09:02 수정 : 2013-07-29 00:09: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노동인력 줄어 성장 ‘빨간불’
노인인구 빈곤층 전락 위험
‘세계의 경제권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미래학자들은 꾸준히 이같이 예측해 왔다. 많은 인구와 큰 잠재력을 가진 아시아가 유럽과 미국 대신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쥐게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나라가 된 일본을 필두로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던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이 고도의 기술집약적 산업을 통해 경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은 방대한 시장 규모를 무기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현 추세라면 세계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옮겨올 날도 그리 머지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 문제가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아시아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위협받고 있다. 짧은 기간 경제성장을 이룬 것만큼 고령화 속도도 빨라 부자나라가 되기도 전에 조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빠르게 늙어가는 아시아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인구를 자랑하는 신흥경제대국이지만 고령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2010년 중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1억1900만명으로 전체의 8.9%였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31개 성 5개 자치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7% 이하인 곳은 7곳에 불과하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2010년 유엔의 인구예측보고서는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5년 13.2%, 2050년 22.7%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40년 안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 1970년대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201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2%였으며 2050년엔 36%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050년 일본은 52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전례 없는 초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초 발간한 백서에서 고령인구 증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 백서는 향후 20년 안에 일을 하지 못하는 고령인구가 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베트남, 태국의 경우 2050년까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말레이시아는 15%, 인도네시아는 19%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위원회는 “동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의 급격한 고령화는 세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경제성장 발목 잡은 고령화

고령화 비율은 유럽이 훨씬 높다. 유엔에 따르면 유럽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0년 24%였으며 2050년 무려 47%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아시아의 문제가 더 심각한 이유는 충분한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을 하지 않는 노인인구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노동인구가 부족해 생산성이 낮아진다. 노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료서비스와 보험, 연금 등이 늘어나 국가재정을 위협한다. 충분한 사회복지를 제공받지 못한 노인들은 빈곤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령화의 그늘이 아시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년 전 수준인 7.5%로 낮췄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정부도 의료서비스와 연금에 들어가는 예산 탓에 정년 연장 등을 고민 중이다.

인구고령화연구소 ARC센터의 존 피곳 소장은 “아시아와 서방 선진국 모두 고령화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만 큰 차이가 있다”며 “아시아는 너무 빠른 변화 때문에 그들이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 정도와 속도에 비해 빈약한 사회보장제도도 문제다.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수석연구원 글로리아 파사딜라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대중 병원서비스가 부족하며 의료비는 턱없이 비싸다”며 “당장 유럽과 같은 복지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없지만 노인들을 위해 많은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령화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박동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선임연구원은 ADB 보고서에서 “연금과 장기국채 등이 잘 준비된다면 노동력이 부족한 몇몇 나라에서도 고령화 문제가 연착륙할 수도 있다”며 “정년을 늘리고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급격한 고령화의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노인들에게 충분한 연금을 보장하고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가 무거운 짐을 지지 않게 하는 것은 정책입안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희원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