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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까지…朴 '불통·코드', 잇단 인사참사로

입력 : 2013-03-25 15:35:56 수정 : 2013-03-25 15: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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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국정철학 공유만 강조하다 검증소홀·여론 무시" 거센 비판
靑-경찰 책임공방도…靑민정팀 교체·인사委 수술 불가피론 제기될듯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자신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을 버티지 못하고 자진사퇴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ㆍ코드' 인사가 대형 인사참사로 번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과 취임 이후 직접 인선한 후보자나 내정자 6명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앞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등 새 정부 출범 후 한달간 고위직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자진 사퇴한 이들은 박 대통령이 핵심으로 꼽았던 부처의 수장들로, 심지어는 성접대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끊임없는 도덕성 논란을 야기했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때 충격적이거나 공분을 느낄만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박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인선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문성과 국정철학의 공유'만 강조하면서 고위 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에 소홀하고 국민 여론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됐다.

김용준 전 후보자의 각종 투기 의혹이나 김병관 전 내정자의 무기중개상 로비스트 의혹,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등이 전문가를 기용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검증에서 사고가 난 사례들이다.

"같이 일해보고 믿을 만한 사람은 다시 또 기용한다"는 박 대통령의 인사 철학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던 '코드 인사'의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만수 내정자도 인선 사실이 발표되자마자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과거 대형 로펌에 근무하면서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물론 유명 외국계 기업의 소송업무에 대리인을 맡아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경력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결격 사유'에도 한 전 내정자가 발탁된 것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창립 멤버로 연구원내 경제민주화팀에서 활동하면서 오랜 기간 박 대통령과 경제 정책 등에서 교감을 이뤄왔다는 점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한 전 내정자와 같은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장관급 인사만 현 정부 들어 5명에 달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도 두 명이나 되면서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들에 대한 '코드 인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고위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검증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제 역할을 하는 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르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김학의 법무차관 논란에서도 드러났듯 수 개월 전부터 사설정보지에 관련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에서도 관련사항을 수사하고 있었음에도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김 전 차관 내정자의 인선에 어떤 반대나 부정적 입장도 피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사태가 불거지자 청와대와 경찰이 검증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진실공방'을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내정자의 경우에도 언론의 보도를 통해 거액의 해외 비자금 계좌라는 의혹이 나올 정도라면 민정라인에서 충분히 검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곽상도 민정수석비서관을 포함한 민정라인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와 김학의 법무차관이 낙마한 직후 여당인 새누리당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허술한 검증으로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한 관계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또 대통령 인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며 새 정부가 청와대 내에 설치한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재검토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인수위 당시 이 위원회에 대해 "대통령 인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공정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과는 이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인사위는 허태열 비서실장, 이정현 정무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곽상도 민정수석, 이남기 홍보수석이 고정 멤버이고 사안에 따라 유관 수석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측근들로만 구성되다 보니 박 대통령이 인선하려는 인사에 대해 '노'(No)라고 말하지 못하고 박 대통령의 의중만 살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증이 문제가 아니라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인식과 눈높이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적재적소 인사'라는 뜻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사상 초유의 인사참사로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인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검증을 제대로 못 한 민정라인의 교체는 물론이고 박 대통령의 인선에 '노'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인사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보충하는 등 구성 변화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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