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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의혹 결국 사실로… 새정부서 사업 전면 재정비 불가피

입력 : 2013-01-18 10:20:53 수정 : 2013-01-18 10: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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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서 드러난 문제점…신·구 정부 책임공방 예고 이명박 정부가 속도전을 벌이며 추진해온 4대강 사업은 ‘부실 더미’였다. 감사원 감사 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4대강 보의 안전성과 수질관리 문제점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책임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8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업을 재평가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 의혹, 사실로 드러나


감사 결과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바닥 보호공이 유실되거나 빠른 물살에 침식되는 세굴 현상이 나타났다. 바닥 보호공은 보의 하단이 빠른 물살에 침식되는 것을 막아 보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시설물이다.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4대강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낙동강 칠곡보의 수중 촬영 영상을 공개하며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토해양부는 당시 “바닥 보호공의 변형이나 세굴 현상이 보 전체의 안정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문제 덮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구미보 등 12개 보는 수문이 열고 닫힐 때 발생하는 유속으로 인한 충격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고, 칠곡보 등 3개 보는 상·하류의 수위차로 인한 하중을 잘못 적용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훼손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충격적인 것은 국토부가 설계 기준을 잘못 적용하고, 공기가 촉박하다는 이유로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부실 사태는 애초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환경부도 입이 열개라고 할 말이 없게 됐다. 야권과 환경단체의 수질오염 의혹에 대해 환경부는 “수질 문제는 오염원과 기상 현황 등 다양한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답변만 반복해왔다.

감사원은 환경부가 화학적 산소요구랑(COD), 조류(藻類)농도 등 종합적인 수질평가 기준을 사용하지 않고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만 수질관리 기준으로 설정한 탓에 수질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환경부에 종합적인 수질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상주보 보수공사 17일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경북 상주시 낙동강 상주보에서 수압을 견뎌야 할 콘크리트 블록에 균열이 생겨 시공사가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상주=연합뉴스
◆인수위, “대책 마련할 것”


인수위 관계자들은 감사 결과에 대해 “그 정도 수준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토부 업무보고 때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잘 보완하고 있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감사원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고위당정협의에서부터 논의해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기 정부에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문제점을 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측은 감사 결과로 향후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4대강 사업 재조사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감사결과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부실공사, 수질악화, 재정부담 등 총체적 부실로 범벅이 된 4대강 사업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며 “박근혜 당선인은 책임자를 문책하고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임기말 늑장 발표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 감사 결과는 ‘사업 타당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2010∼2011년 1차 감사 결과와는 확연히 다르다. 박 대변인은 “1차 감사 때는 정권 눈치보기 감사를 진행했고, 이번 2차 발표에는 파장 축소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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