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의자는 규정 때문에 그대로 둬
文 영남대 언급… 朴 “사실 알고 말하라” 16일 열린 3차 대선 TV토론회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맞짱 토론이 됐다.
이 후보가 참여했던 이전 두 번의 토론과 달리 정책 현안을 둘러싼 알맹이 있는 토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자 토론이었지만 이 후보가 앉았던 의자는 그대로 뒀다. 당일 불참 통보한 후보의 자리는 유지해야 한다는 선관위 토론 규정 때문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박 후보의 참여정부 실패론, 문 후보의 ‘이명박근혜 정권’ 책임론은 토론 내내 이어졌다. 박 후보는 먼저 “참여정부는 국·공립 보육시설 30%를 공약했지만 임기 말 5.7%로 줄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지난 5년간 새누리당은 지나친 경쟁교육, 고교서열화로 유치원까지 선행학습을 만들었다”고 역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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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오른쪽)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왼쪽)가 16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사퇴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TV 양자토론을 벌이고 있다. 앞쪽 빈 의자는 사퇴한 이 후보의 자리이다. 허정호 기자 |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과 새누리당 ‘오피스텔 불법 댓글부대’ 사건을 두고서는 공방이 엇갈렸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국정원 여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여직원이 댓글 달았나. 어떤 증거도 없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박 후보 말씀은 정말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지금 수사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는 “사건을 덮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니냐”, “국가기관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왜 용의자를 두둔하느냐”(문 후보), “너무 엉뚱한 말씀을 한다”, “하나도 증거를 못 내놓고 있지 않느냐”(박 후보) 등 거친 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문 후보를 비롯한 인사들은 이미 4년 전 심판을 받은 사람들”이라면서 참여정부 책임론을 다시 상기시킨 뒤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시대교체를 이루자”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하시면 계속 지지해주시고 잘못했다고 생각하시면 바꿔달라”며 “정권교체와 새 정치로 변화와 희망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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