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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PC가라”… 작고 빠른 태블릿PC, IT시장 접수

입력 : 2012-11-28 23:18:25 수정 : 2012-11-28 23: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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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PC 시대] ① IT 생태계 지각변동
불황 모르는 태블릿PC… 확장성 한계가 관건
1974년 미국에서 최초의 상업용 퍼스널컴퓨터(PC) ‘알테어 8800’이 등장한 이후 30년 넘게 정보기술(IT)의 핵심 기기로 군림하던 PC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표되는 모바일 스마트 기기가 새로운 정보혁명을 부르며 ‘포스트 PC’ 시대를 열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등장은 단순히 하드웨어 시장의 지각변동을 부른 것이 아니라 IT 산업의 지도를 바꿔놓고 인류의 삶도 크게 바꿔놓고 있다. 스마트 혁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의 ‘아이폰’이 2009년 11월 한국에 첫 출시된 지 3년, 스마트 기기의 등장이 몰고온 변화를 짚어보고 미래 IT 산업을 조망해 본다.

◆지구촌 스마트 기기 시장 급팽창


2007년 1월 9일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가 ‘맥월드 2007’ 키노트(프레젠테이션)에서 조그마한 기기를 손에 들어 보였다. 바로 포스트PC 시대의 출발점이 된 스마트폰 ‘아이폰’이다.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스마트 기기가 PC에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 장본인인 잡스 역시 2007년에는 새로운 기기의 등장에도 PC가 어떤 형태로든 존속할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PC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의 첫 타깃은 PC가 아닌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으로 희생자는 휴대전화 시장의 최강자이던 노키아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 노키아의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2008년 39.8%에서 2010년 33.3%, 2012년 들어서는 22%대로 떨어지며 14년 만에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아이패드, 또 다른 시장을 열다

PC 시장의 본격적인 변화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잡스가 2010년 4월 또 다른 스마트 기기인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시작됐다.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동일한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하지만 디스플레이가 9.7인치로 커지고 전자책 기능이 강화됐고 일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당시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PC 시장에 태풍을 몰고 올 것으로 봤으나 일부는 실패를 예견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 회장인 빌 게이츠는 “내가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 MS가 더 높은 목표를 잡았어야 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아이패드는 그렇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키보드가 없고 데스크톱 운영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비관적인 전망은 엇나갔고 2011년 한 해 동안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는 6500만여대가 팔려나갔다. 소비자들은 새 PC를 사는 대신 태블릿PC를 구매하고 있다.

◆태블릿PC, 전통 PC 기업 위협

시장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1억2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PC 시장은 올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침체를 겪고 있다. 업계는 경기침체를 한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태블릿PC 산업이 같은 경제 상황에서 호황을 누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PC 시장의 최강자이던 HP는 사업에 혼선을 빚으며 중국 업체인 레노버에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태블릿PC를 PC의 범주에 포함하면 1위 업체는 애플이 된다.

PC의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윈도 OS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 시가총액이 구글에 추월당했고, 3분기 순익이 22% 급감했다. 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드는 인텔 역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인텔의 PC 프로세서 점유율은 35%에서 4년 뒤 2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은 급성장하면서 퀄컴과 삼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PC 될 것”

업계의 관심은 모바일 기기가 PC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로 모아진다. 아직까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확장성도 PC가 훨씬 뛰어나다. 하지만, 태블릿이 데스크톱 PC를 대체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MS 역시 새 OS인 윈도8을 태블릿과 데스크톱 모두에서 쓸 수 있도록 내놓은 것을 보면 태블릿PC가 기존 PC 산업에 위협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밀라노공대가 이탈리아 내 230개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미 지난해 56%의 기업이 태블릿PC를 업무에 사용 중이고 아직 업무용 태블릿PC를 도입하지 않은 회사들 중 44%가 곧 도입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기업 무어 인사이트 앤드 스트래티지의 대표 패트릭 무어헤드는 “휴대전화라고 부르든, 태블릿이라고 부르든 또는 컴퓨터라고 부르든 단 하나의 컴퓨터는 모바일 기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텔은 이미 모바일 기기용 48코어 프로세서를 개발 중으로 시장 분석가들은 10년 안에 제품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인텔은 그보다 더 빨리 제품을 내놓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재 PC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CPU의 코어 수는 2∼4개에 불과하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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