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팔사품은 明 진린 도독이 이순신 장군 가족에 선물한 것”

입력 : 2012-08-15 19:58:10 수정 : 2012-08-15 19:58: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류바오취안 中 산둥대 교수 제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령에 제향을 올리는 위패사당인 경남 통영시 충렬사에 소장된 보물 제440호 ‘충렬사팔사품’(忠烈祠八賜品)이 명나라 조정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을 흠모하고 존경했던 명나라 수군 진린(陳璘) 도독이 이순신 장군 가족에게 남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무공 이순신 영정.
충렬사팔사품은 흔히 ‘명조팔사품’으로 불리며, 충렬사에는 ‘명의 수군도독 진린 장군이 이순신 장군의 전공을 명황제에게 보고하자 명의 신종(神宗)이 그 전공을 치하하여 보내준 포상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총 8품15점이 전시돼 있다.

중국 산둥대 한국학원 류바오취안(劉寶全) 교수는 23, 24일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열리는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사업단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하는 논문 ‘중국문헌으로 본 임진왜란’에서 ‘팔사품’은 진린이 이순신의 가족에게 남긴 선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미리 공개된 논문 초록에 따르면 팔사품에 대해 진린이 명나라 신종 황제에게 건의해 이순신에게 하사한 것이라고 했지만 한·중 양국의 역사문헌들에서는 이와 같은 기록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또 명신종실록(明神宗實錄)에는 ‘조선의 신하 이순신에게 표창하도록 하라’고 기록됐지만 명나라 조정은 그 어떤 포상도 내리지 않았다.

류 교수는 이순신이 진린과 사이가 각별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팔사품을 진린이 남겼을 것으로 파악했다.

조선 중기 영의정을 지낸 신흠(1566∼1628)의 문집인 ‘상촌고(象村稿)’에는 진린의 조문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이에 따르면 ‘(진린) 도독은 통곡하며 부의하기를 매우 두텁게 하였다. 들어가 영구(靈柩)에 곡하고는 그 처자들을 조문하고 떠났다’고 돼 있다. 

충렬사팔사품(忠烈祠八賜品).
진린(1543∼1607)은 중국 광동성 출신으로, 임진왜란 등 참전의 공을 인정받아 귀국 후 주요 직책에 중용됐다. 하지만 명이 청에 의해 망하자 손자 진영소(陳泳素)는 배를 타고 남해 장승포로 망명 정착, 현재 광동진(陳)씨의 한국 시조가 됐다.

이와 관련해 광동진씨 종친회 관계자는 “얼마 전 충렬사로부터 팔사품이 명나라 임금이 줬다는 근거가 박약하니 중국에 가서 근거가 될 만한 자료를 확보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앞으로 사실 확인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정호훈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18세기 조선의 학술과 규장각:갱장록(羹墻錄) 편찬을 중심으로’란 발표문을 통해 정조가 정치 모범을 역대 조선에서 찾으려 했음을 밝힌다.

정 교수는 “정조 당시 대내외의 다양한 위기를 수습하고 조정할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국체(國體) 운영에 필요한 이념이 다양하게 모색됐다”면서 “그 축은 유교·주자학, 중국의 역사에 대한 연찬(硏鑽), 그리고 ‘조선’의 역사 전통에 대한 이해와 정리 작업”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조선의 역사 전통에 대한 이해와 정리는 결국 갱장록 편찬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갱장록은 20개 주제의 편목을 설정, 군주의 국정운영 원칙과 방법을 조선사에서 찾은 책으로 1786년(정조 10년)에 완성됐다.

정 교수는 그 핵심 이념을 ‘법조종론(法祖宗論)’으로 파악하고, 유가에서 이상으로 여기는 요순(堯舜)의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종’을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논리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동아시아 사회의 갈등과 조정’이란 주제 아래 조선 후기∼한말 시기 동아시아 차원의 갈등 양상과 이후 새로운 역사 지평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다각도에서 살필 수 있는 여러 논문이 발표된다. 심포지엄은 ▲18세기 동아시아의 학술기구 ▲동아시아 민중운동사의 새로운 모색 ▲동아시아의 전란과 전란의 기억 등 3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되며, 세부 일정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e-kyujanggak.sn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