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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어두었던 ‘왕차관 검은돈’… 후원자 통해 현금화 정황

입력 : 2012-05-01 02:21:06 수정 : 2012-05-01 02: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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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박영준·이동조 수상한 돈거래 포착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 중수부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007∼2008년 파이시티 측 자금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을 통해 세탁한 정황을 확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파이시티 측 브로커 이동율씨가 발행한 2000만원짜리 수표가 이 회장 회사를 거쳐 현금화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구속한 검찰은 2일 소환을 앞둔 박 전 차관의 자금세탁 부분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박영준, 이동율·이동조 자금세탁 위해 소개?… ‘묵힌 돈’도 있나


검찰에 따르면 파이시티 측 브로커 이씨는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철·제강 설비업체인 제이엔테크 등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 자택과 회사 등 4곳을 박 전 차관 수사를 본격화한 지난 28일 압수수색했다. 특히 이씨는 박 전 차관과 대우 출신과 영포라인으로 묶여 있고, 이 회장은 2000년 옛 한나라당 당직을 갖고 있을 때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던 박 전 차관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회사는 2006∼2007년 매출액이 30억원에 못미쳤으나, 2008년부터 1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등록되면서 박 전 차관이 뒤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부분이다.

30일 파이시티 복합물류센터 조감도가 걸려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파이시티 본사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검찰은 브로커 이씨와 이 회장이 사업관계로 엮이지 않았는데도 수표 거래가 있었던 점에 의심을 품고 있다. 브로커 이씨를 연일 소환해 수표의 주인을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이씨한테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박 전 차관은 물론 영포라인의 ‘자금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검찰은 “영포라인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측 로비자금을 받아뒀다가 수년 후에 현금화한 것은 아닌지, 이 회장을 통해 세탁한 자금이 더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2007년 박 전 차관한테 “파이시티 사업이 어떻게 되가느냐”는 청탁성 전화를 받은 강철원 전 서울시정무조정실장을 소환해 당시 전화내용과 다른 청탁이 있었는지를 캐물었다.

구치소로 30일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치소로 이감되고 있다. 앞서 최 전 위원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하면서 돈을 어디에 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구무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개수사 11일만에 ‘MB멘토’ 구속… 구속집행정지 신청할 듯


검찰은 이날 파이시티 인허가 등 청탁 명목으로 브로커 이씨한테 8억원 가량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 전 위원장을 구속했다. 검찰이 파이시티 등을 압수수색한 지 11일만이다.

오는 14일 삼성서울병원에 심장수술을 예약한 최 전 위원장은 조만간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굳은 표정의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서초동 대검청사를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감되는 도중 “뭔가 많이 잘못된 것 같다”며 “나에게 닥친 큰 시련이라 생각하고 그 시련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자중자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비공개로 2시간여 진행된 심사에서 검찰 측은 브로커 이씨의 운전기사 최모씨가 최 전 위원장을 협박하기 위해 보낸 편지와 그 초안 등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기사 최씨가 “최 전 위원장이 돈을 받는 장면을 네 번 목격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서 편지와 함께 보냈다”고 진술한 검찰 조서도 법정에서 검토됐다. 심장수술 예약이 구속 여부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검찰이 제시한 물증에 그는 결국 구속됐다.

정재영·이유진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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