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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쇄신’ 명분 확보… 친이 “왜 하필 이때…” 음모론 제기

관련이슈 정치권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

입력 : 2012-01-07 01:42:18 수정 : 2012-01-07 01: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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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위기냐 기회냐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은 한나라당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민심이반 악재의 성격과 총선 직전의 시점상 시련의 쓰나미가 닥친 게 분명하나, 대응에 따라서는 ‘반전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박근혜에겐 위기보단 기회


‘돈 전대’ 사건은 우선 쇄신 극대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대위가 구당(救黨)을 명분으로 쇄신 동력을 한껏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6일 “돈봉투 사건이 당 쇄신의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이(친이명박)계인 고 의원의 폭로로 사건이 촉발됐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친이계의 당내 존립 기반이 더욱 약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물갈이론이 확대될 것이란 얘기다.

실추된 당 이미지가 걱정이지만 선제대응으로 기사회생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황영철 대변인은 “국민께 사과 드리고 싶다. 당 입장은 다음 비대위 회의에서 여러 상황을 짚어보고 결정될 것”이라며 사과를 기정사실화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사과는 당연한데 언제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내주 초 당 차원의 대국민사과를 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당 차원에서 잘못을 고백하고 사과해야 다시 기회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설 땅 좁아진 친이계, ‘음모론’도 제기

친이계는 할 말을 잃었다. 친이계 중진인 박희태 국회의장과 안상수 전 대표에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의혹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큰 부담이다. 현 정권과 그 지지세력 전체가 부패 집단으로 매도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인 셈이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이날 “내가 아무리 돈봉투와 관련 없다고 해도 이미 국민은 나를 (관계 있다고 믿고) 단죄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MB정권 실세 용퇴론’에 이어 돈봉투 파문이 불거지자 친이계 퇴출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돌았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이다. 고흥길 의원은 “왜 하필 이때 돈 봉투 얘기가 나왔는지 이유나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고 의원의 폭로에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친이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공천 국면에서 자기만 살려고 당에 칼을 꽂은 셈”이라고 맹비난했다. 강력한 공천 라이벌이 될 박성중 전 사랑의열매 사무총장 견제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초구청장 출신인 박 전 총장은 고 의원 지역구인 서초을 총선 출마를 선언했고 박 의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고 의원 측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선 ‘MB(이명박) 정부 실세 용퇴론’ 여파로 친이계가 다시 뭉치고 있고, 당 정강 ‘보수’ 표현 삭제 추진 등에 반발하는 세력도 상당해 여권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격 분열할 가능성도 점친다. ‘반박’(반박근혜) 진영의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보수단체 신년행사에서 “중요한 시기에 어리석은 최악의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박근혜 비대위’를 압박했다. 이재오 의원도 동석했다.

나기천·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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