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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뺏고 가두고 때려도 가해자는 큰소리

입력 : 2012-01-06 18:36:42 수정 : 2012-01-06 18: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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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 "전학 안 시켜주면 자살하겠다"

가해학생 측 "돈만 돌려주면 될 거 아니냐"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서 상급생들이 하급생에게 돈을 빼앗아 오라고 지시하고 액수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하급생을 집단 감금ㆍ폭행한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가해학생들은 피해학생 부모에게 적발돼 혼이 나자 피해학생의 친한 친구까지 보복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6일 마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마포구 모 중학교 2학년 A(15)군 등 2명은 지난해 10월 1학년 B(14)군에게 5천원을 빼앗은 뒤 이후 다른 아이들에게 돈을 빼앗아 오게 시켰다. B군이 반항하거나 돈 액수가 성에 차지 않으면 마구 폭행했다.

지난 2일 B군 아버지는 아들이 돈을 뺏기는 현장을 잡아 A군 등을 훈계하고 "다시는 괴롭히지 않겠다"는 녹취까지 받았다.

그러나 A군 등은 이튿날 B군의 친한 친구(14)를 불러내 "어른들 하나도 무서울 것 없다. B 때문에 네가 맞는 거다. 밤길 조심해라"고 겁을 주며 보복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학생 때 학교 임원을 맡는 등 모범생이었던 B군은 중학교 입학 때 성적이 320명 중 70등 정도였는데 지금은 200등 정도까지 떨어졌다.

B군은 공포심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지방에 있는 대안학교로 보내달라. 전학 안 시켜주면 자살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4일 마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A군과 B군의 부모가 얘기를 나누다 몸싸움을 벌인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을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B군 아버지는 A군 부모가 수사 착수 이후 전화를 걸어 "빼앗은 돈만 돌려주면 되는 거 아니냐. 우리 아이가 잘못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이가 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 우리 아이가 그런 것이 맞다면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학교 차원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 부모를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학교와 협조해 비슷한 유형의 학교폭력이 더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청소년의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마포경찰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최소 2명씩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여성청소년계에 맡았던 이 사건을 강력팀으로 이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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