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중동부 유럽의 폴란드에서 한류의 강한 흐름을 지켜본 이가 있다. 지난 9월 부임한 한성래(사진) 폴란드 한국문화원장이 그 당사자다. 한 원장은 폴란드에 앞서 카자흐스탄에서도 문화원장을 지냈다. 한 원장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한류가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린 것처럼,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에서도 한류가 흥미 수준을 넘어서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9년 3월 개원한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은 ‘지방으로 찾아가는 한국문화원 홍보차량’과 ‘김밥 150m 만들기 행사’ 등의 행사로 한류 전파에 일익을 담당했다.
바르샤바에 부임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지만, 한 원장은 현장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있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경험을 살려 폴란드에서 진행할 사업 방침을 정했다. ‘찾아가는 한국문화원 차량 운영’,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잔잔한 한류 전파’, ‘현지어로 된 홍보물 확보’ 등이 대표적인 방침이다. 단순한 한국 알리기를 넘어 내면에서 한국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폴란드 아시아영화제에서 선보이는 한국영화 특별 세션 ‘한국의 맛’ 행사도 그중 하나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등 3개 도시에서 열리는 한국영화 특별 세션에서는 홍상수(하하하, 옥희의 영화), 김지운(악마를 보았다, 장화홍련) 김태용(만추) 등 한국 감독들의 작품 12편이 상영된다.
주변에 강대국이 즐비한 상황에서 현대사의 질곡을 지나온 폴란드의 경험은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 한 원장도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류가 들불처럼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동아시아의 한류가 중동부 유럽의 폴란드에서 더 빛을 발한다면 그 의미는 배가될 것입니다.”
바르샤바=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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