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그들이 어디 있는지도 몰라 애간장을 태우는데도...
30일 오후 4시께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거대한 불교식 첨답 '부우다'의 경내에 자리한 사원.
3층 건물의 3층에 위치한 조그마한 사원에는 박 대장 일행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이 사원은 산악사고에 희생된 이들의 위령제가 엄수되는 카트만두 시내 여러 사원 중의 한 곳.
이날 오전에 헬기를 타고 실종 추정지역을 처음으로 둘러본 뒤 베이스캠프에서 위령제를 모신 실종자 가족 6명과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 등이 사원 안으로 들어섰다.
베이스캠프 위령제에서 복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억누르지 못한 가족들의 모습은 형언할 수 없이 슬픈 표정이었다.
라마승의 집전으로 진행된 위령제 참석자들은 라마승들이 연주하는 네팔의 불교 악기 연주속에서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박 대장과 1989년 처음 만나 20여년을 친형제보다 더 친한 관계로 지내온 앙도르지 셰르파(50)씨는 가족들이 도착하기 전에 박 대장 일행의 영정 앞에서 절을 하고는 눈시울을 적셨다.
사원 위령제는 이날부터 닷새동안 이어진다고 앙도르지씨는 설명했다.
이 기간에는 앙도르지씨 부인 리나 돌마(50)씨가 매일 아침과 저녁에 사원을 찾아 위령제에 쓰일 과일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앙도르지씨는 박 대장과 함께 운영해온 카트만두 시내 게스트 하우스 '빌라 에베레스트'에서 지난 7일 저녁 식사를 한 게 박 대장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다고 했다.
그는 "박 대장이 저녁 식사때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리나씨는 "박 대장이 이번 원정에 나서지 말도록 해달라고 남편에게 부탁까지 했다"며 "가깝게 지내온 박 대장이 사고를 당했다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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