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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전문에 드러난 韓·美 대북정책 마찰

입력 : 2011-09-03 18:26:15 수정 : 2011-09-03 18: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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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사일 발사 후 남북회담 연기 놓고 갈등
핵실험 때는 PSI 전면참여 신경전
2006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으로 긴장을 고조시켰을 당시 대북 포용정책을 이어가던 노무현 정부와 압박에 치중하던 조지 W.부시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제재의 수위를 두고 갈등한 정황이 위키리크스가 2일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통해 자세히 소개됐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당일인 2006년 7월5일 자 주한 미 대사관 발 외교전문에 따르면 양측은 그해 7월11일로 잡혀 있던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현 유엔 사무총장)은 정부가 회담을 연기할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예정대로 개최하면 북한에 강한 항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미 대사는 "남북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 경우 북한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business as usual)' 대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회담을 연기하는 것이 불만을 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06년 7월27일 자 전문에 따르면 조셉 윤 당시 미 대사관 공사 참사관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의 톤을 한껏 높였다.

그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대응은 혼란스러웠다"며 "처음부터 한국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제로 발사를 명령했다고 믿기를 원치 않았다"고 적은 뒤 "노 대통령부터 그 아래 인사들까지 전반적인 태도는 그것(미사일 발사)이 또 하나의 위협일 뿐이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외교부와 국방부는 남북 장관급 회담의 연기,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문에 대한 적극 지지 등을 관철하려 했지만, 통일부는 그런 조치가 남북대화를 단절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남북장관급 회담은 예정대로 7월11일 열렸다.

그러면서 전문은 "우리는 평소 침착하고 정중한 반기문 장관이 내각회의에서 화를 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일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2006년 10월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후로는 금강산 관광 중단과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문제로 마찰을 빚은 정황이 나타났다.

그해 10월20일 자 전문에 따르면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당시 국무부 차관보가 같은달 17~18일 방한했을 때 한국 정부에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속히 PSI에 전면 참여할 것을 압박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를 만난 이종석 당시 통일장관은 북한 내부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강력한 대북 압박에 가세할 경우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반대한 것으로 적혀 있다.

이 장관은 또 힐 차관보에게 대북 제재뿐 아니라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병행할 것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에게 강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2006년 11월1일 자 서울발 전문에는 한국 정부가 PSI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면서도 전면 참여는 유보하기로 한 데 대한 불만이 담겼다. 버시바우 대사는 "노무현 정부는 최소한 현재로선 (PSI에 대해) 더 나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고, 청와대가 PSI 전면 참여를 허락하도록 압박하라'는 취지의 훈령을 보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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