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본부, 낮 12시∼오후 5시 실외활동 자제 당부
살인적인 더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올 들어 처음으로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낮 시간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폭염 피해가 의심되면 즉시 병·의원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속에 농사일을 하던 80∼90대 노인 3명이 열사병과 열탈진으로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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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19일 밤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앞서 18일 오후 2시 10분쯤 천안시 성환읍에서 B할머니(89)가 텃밭에서 일하다가 열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또 같은 날 아산시 읍내동의 한 텃밭에서 C할머니(84)가 밭일을 하다가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일부터 가동 중인 의료기관에 폭염노출로 온열질환자로 진단된 모든 환자를 보고토록 하는 ‘응급실 기반 폭염피해 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했다. 이 감시체계는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9월 초까지 운영된다. 온열질환자는 폭염노출로 열사병, 일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탈진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폭염피해 응급진료 사례 표본감시 결과 7월 2주차인 지난 9∼15일에는 총 16건의 온열질환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종별로는 열사병이 1건, 일사병 1건, 열경련 2건, 열실신 2건, 열탈진 10건 등이었지만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7건이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집중됐으며, 장소별로는 실외가 13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이 본격화함에 따라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갑작스러운 더위가 있는 날, 기온이 그다지 높지 않은 날이지만 습도가 높거나 바람이 약한 날 등 신체상태가 더위에 익숙지 않을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실외에서 작업할 때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권고했다. 특히 고령자와 독거노인, 어린이, 야외근로자, 고혈압·심장병·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폭염에 크게 취약한 만큼 온열질환 발생이 의심되면 즉시 응급처치를 받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나 1339로 전화한 뒤 신속히 환자를 그늘진 곳으로 옮겨 응급처치토록 하는 내용의 ‘폭염 시 건강보호를 위한 건강수칙’도 제시했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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