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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와 右로 갈린 한국 사회… ‘中道’에서 길을 찾아라

입력 : 2011-05-17 21:03:54 수정 : 2011-05-17 21: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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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때마다 민심의 향방 결정짓는 ‘침묵의 다수’
진보·보수로 갈라지는 사안마다 균형잡는 역할
“이분법적 이념 얽매이지 말고 중도층과 소통을”
사회통합위원회는 지난해 진보·보수 학자들과 정치·경제·안보·복지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토론을 거쳐 ‘사회통합 컨센서스 2010’을 내놓았다. 갈등과 대립 구도에 갇히지 말고 ‘중간’에서 접점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국가적 갈등 사안이 터질 때마다 진보, 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크지만 다수는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다. 침묵한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투표 때마다 민심의 향방을 결정짓고 정책 흐름을 움직이는 건 두터운 ‘중도층’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안마다 진보·보수로 갈라지는 한국 사회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이념·계층이 공존하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이념 스펙트럼의 양 극단에서 나오는 소리보다는 중간층에 자리 잡은 다수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가 2002년부터 유권자들의 이념 성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이념적 분위기는 ‘중도’로 수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가 0점(좌극단)을 ‘매우 진보’, 5점을 ‘중도’, 10점(우극단)을 ‘매우 보수’로 해서 자신의 이념성향을 평가했을 때 5점대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그래픽 참조) 진보 성향의 노무현 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유권자 이념 평균치는 4.8점이었으나 참여정부 말에는 5점대로 수렴됐고, 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부에서도 유권자 이념평균치는 5.5점→5.1점으로 이동했다.

여야, 진보·보수 진영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성향은 이념적 양 극단으로 갈리기보다는 중도로 수렴되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한겨레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최근 실시한 국민 이념성향조사에서도 ‘중도’라고 답한 사람이 43.9%로 진보(30.7%)나 보수(25.3%)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문제는 중도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민주당이 중산·중도층을 대변한다고 하나 보수·진보라는 이념 지지층을 핵심 기반으로 삼고 있다. 실제 국회의원의 이념성향 분포를 조사해보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의 ‘한국의 이념 갈등과 이념 지형의 변화’에 따르면 국회의원 중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비율은 16대 국회 61.9%에서 17대 35.4%, 18대 22.8%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17일 “중도층은 실질적으로 자신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정치적 불신이 크다”며 “각 정당이 이분법적인 이념 구분에 얽매이지 말고 이슈별로 정책선호가 다른 다수의 중도층과 소통하고 이들을 흡인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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