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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방사성물질, 기류 따라 ‘예측불허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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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3-30 01:42:32 수정 : 2011-03-30 01: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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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동풍 불면 국내 직접 유입될 수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방사성물질이 날아들지가 최대 관심사다. 관심은 복잡한 기류의 흐름에 모아진다. 고도에 따라 바람이 흐르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사성물질이 동풍을 타고 국내에 직접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29일 러시아 연방 기상청이 17일 이후 후쿠시마 원전 주변 풍향을 분석한 결과 대체적인 바람의 흐름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동쪽으로 향하지만 고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 500m 상공 바람은 원전에서부터 서남쪽으로 진행해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바람은 고도가 낮아 멀리 가진 못했다. 반면 지상 1500m 상공의 바람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 서북쪽으로 치우쳤고, 더 높은 3000m 이상 고도에선 아예 알래스카까지 날아가 북극 쪽으로 돌아온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밝힌 제논과 요오드 131 등 방사성물질 이동 경로로 추정되는 캄차카반도→북극→시베리아→한국과 비슷하다.

러시아 기상청이 추정한 세슘 137의 이동 경로 역시 바람의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세슘은 17∼18일 낮은 바람을 타고 서남쪽으로 향하지만 18∼19일엔 서서히 범위를 넓히면서 두 갈래로 갈리기 시작한다. 19∼20일에는 그 범위가 더 넓어지면서 큰 갈래가 알래스카 쪽을 향해 올라간다.

스위스 기상청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는데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의 분석 모델로 다음달 4일까지의 바람 방향을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100m 상공 바람은 동쪽으로 불다가 방향을 남쪽 먼바다로 틀어 다시 한반도 쪽으로 ‘ㄷ’ 자 모양으로 회귀한다. 1500m와 3000m 상공 바람은 북쪽으로 올라간다.

이런 바람 방향 변화는 기압 배치 때문이다. 일본 상공에 자리 잡은 고기압과 저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풍향이 수시로 바뀌는 것이다. 보통 바람은 자전하는 지구의 영향으로 고기압에서 저기압 쪽으로 휘어져 분다.

오염 지역도 주변 국가로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추세다. 이날 러시아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러시아 국경지대부터 캄차카반도까지 극동지방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극미량이지만 방사성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중국 헤이룽장성에서도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반도가 방사성물질의 직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편서풍의 큰 흐름은 변화가 없지만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주변 바람은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계절풍’(동풍)으로 시기는 이르면 5월부터 시작된다. 반감기가 수십 년에 이르는 방사성물질이 낮은 고도를 타고 떠돌다 이 바람을 탄다면 한반도로 바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하지만 “우리나라와 1000㎞ 이상 떨어진 데다 일본 열도 건너편인 후쿠시마 위치상 계절이 바뀐다 해도 그쪽에는 서풍이 불 가능성이 더 커 원전 물질이 계절풍을 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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