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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준표 공개 '그때 그 편지' 오리무중

입력 : 2011-03-11 12:54:30 수정 : 2011-03-11 12: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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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기획입국' 편지 원본 사건 해결 열쇠로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BBK 의혹’의 김경준씨는 기획입국한 것”이라며 언론에 공개한 직후 검찰에 제출한 편지가 조작된 게 밝혀지면서 해당 편지 원본이 존재하는지, 있다면 누가 갖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이 10일 ‘BBK 김경준 검찰수사대책반’을 꾸리며 재수사를 촉구한 만큼 조작된 편지 원본의 존재 여부와 향방은 사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홍 의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편지가 조작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초 김씨의 미국 감방동료인 신경화(53·미 영주권자·수감중)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던 편지는 신씨의 동생인 신명(50·미 시민권자)씨가 쓴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는 최근 검찰의 환부 공고를 통해 형 신경화씨가 쓴 편지를 받은 후 조작사실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최초 신명씨가 쓴 편지는 어디 있을까.

신명씨는 최초 조작된 편지가 한나라당에 건네진 경위와 관련, “당시 편지 내용까지 정해 주면서 조작을 강요한 세력이 있다”며 “조작을 지시한 인물이 편지를 받아간 건 맞지만 이 편지가 어떻게 홍 의원에게까지 건네졌는지 의심만 할 뿐 정확한 경로와 원본의 존재 여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원본을 검찰이 갖고 있는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BBK 기획입국 편지조작’ 파문이 정치권으로 확산하면서 민주당이 10일 진상조사단을 구성, 검찰의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대선을 앞둔 2007년 11월 한나라당사에서 기획입국설을 최초로 제기했던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이 각종 문건을 제시하며 BBK의혹이 ‘허위’라고 강변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홍 의원은 2007년 12월13일 일부 언론에 편지를 공개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당시 검찰에 증거로 제시된 편지가 사본인지 원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신씨가 작성한 편지가 중간에 또다시 조작된 정황이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홍 의원이 공개할 당시 “편지에는 ‘김경준씨의 미국현지 변호사 사무실 주소’가 있다”고 보도됐지만, 신씨는 “주소까진 몰라서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주소를 써넣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로선 신씨한테 편지를 받은 사람이 해당 편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신씨는 “그 사람의 신분을 당장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검찰에 제출된 편지가 사본이라면 원본은 폐기됐을 공산이 크다.

“조작을 지시하며 건넨 ‘편지내용’과 ‘검찰 수사 대처법’ 등이 적힌 문건을 폐기하라고 했다”는 신씨의 발언이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인다. 결국 편지 조작의 전말은 최초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내부에서 먼저 파악해야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편지를 공개한 홍 의원 측은 “너무 오래된 일이라 편지를 누구에게 받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도 최초 기획입국 의혹의 근거였던 편지가 조작됐다는 데 대해 “황당하다. 믿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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