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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상 남편 곁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어”

관련이슈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

입력 : 2011-01-24 08:25:18 수정 : 2011-01-24 08: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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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동안의 악몽같은 기억 떠올리며 몸 떨어
“목숨 걸고 작전 펼친 해군 장병들 너무 고마워”
“부상한 남편 곁으로 빨리 달려가 보살펴주고 싶어요.”

아덴만의 영웅으로 떠오른 삼호해운 소속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부산 금정구 장전동) 선장의 부인 최진희(59)씨가 구출작전 성공 이후 23일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런 심경을 밝혔다.

◇23일 오후 부산 금정구 장전1동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주상복합건물에서 석 선장 부인 최희진씨가 남편의 빠른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최씨는 “남편의 상태가 생각보다 위중하다는 보도가 나온 22일부터 수차례 남편이 치료받는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회사 측에 요청했지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들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15일 피랍했다는 연락을 받고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전원 구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너무 기뻤다”며 “정부와 성원해 준 국민, 목숨을 건 작전에 투입된 해군장병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 15일 삼호해운의 직원으로부터 “놀라지 말라. 배가 해적에게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던 악몽 같은 기억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그는 “엿새 동안 살아 있어도 사는 게 아니었다”며 “눈을 감으면 배 위에 올라탄 해적들이 총부리를 남편 머리에 겨누는 장면이 그려져 견딜 수 없었고,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으니까 더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남편이 한때 사경을 헤매다 현재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지만 직접 보기 전에는 안심이 안 된다”며 “큰아들(35·회사원)과 함께 출국해 옆에서 보살펴주면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출국을 희망했다.

그는 “남편이 선박을 지그재그식으로 운행하는 등 지혜를 발휘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을 언론에서 접했을 때 해적들의 감시를 뚫기 위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귀띔했다.

그는 “남편은 선박에 없는 나물 등 토속적인 음식을 좋아했고, 특히 된장찌개를 즐겼다”며 “남편이 돌아오면 들깨가루와 조개를 많이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와 도라지·더덕무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석 선장과 최씨는 2남1녀를 두고 있다. 한편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이후 최씨가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 바람에 이웃들도 구출 직전까지 피랍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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