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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식빵 자작극' 동네 빵집에까지 직격탄

입력 : 2010-12-31 17:33:55 수정 : 2010-12-31 17: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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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대목 허탕…시민들 "먹을거리 장난 일벌백계 필요" 경쟁업체를 해코지하려는 한 빵집 주인의 어설픈 사기극이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제빵 업계는 쑥대밭이 됐다.

식빵에 밤 대신 쥐가 박힌 혐오스러운 사진을 본 국민이 빵 구매를 꺼리는 바람에 업계 1위를 다투는 두 제빵 브랜드는 물론 소규모 동네 빵집들도 연말 성수기에 막대한 피해를 본 것이다.

빵에 대한 시민의 불안과 거부감이 진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여파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의 피해가 심각했던 것은 `쥐식빵' 사건이 크리스마스 직전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23일부터 성탄절까지 사흘 동안 한 해 케이크 판매량의 30%정도가 팔려 업계에서 '1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때'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차 피해는 '쥐식빵'을 만들어 팔았다는 오해를 받은 파리바게뜨다. 이 사건을 꾸민 김모씨(35)가 문제의 사진과 함께 해당 점포 이름이 적힌 구매 영수증을 찍어 지난 23일 인터넷에 올린 탓이다.

전국 파리바게뜨 2천600여 곳의 점포에는 빵과 케이크 예약 주문을 취소해달라는 전화가 사건 이후 일주일 동안 빗발쳤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입은 손상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며 "손해배상청구 등 가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부인과 함께 차린 빵집 체인인 뚜레쥬르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였다.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자영업 형태의 동네 빵집들도 유탄을 맞았다. 미리 만들어놓은 케이크가 수백 개씩 창고에 쌓일 정도로 성탄절 대목에 허탕을 친 것이다.

파문이 날로 확산하자 전국 빵집 주인들의 모임인 대한제과협회는 지난 29일 "자영 제과점들이 매출 감소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혐오감을 줄 만한 화면 노출이나 '쥐식빵'이라는 용어 사용을 삼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본 시민은 자작극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쥐식빵' 사진이 머릿속에 남아있는 한 빵집으로 발길을 쉽게 되돌리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회사원 김정연(32)씨는 "당분간 식빵을 보면 빵 안에 쥐가 들어 있는 모습이 계속 떠올라 못 사먹을 것 같다"며 "먹을거리를 갖고 장난쳐 불안을 주는 사람은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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