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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美외교전문 25만건 공개

입력 : 2010-11-29 09:28:13 수정 : 2010-11-29 09: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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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北 붕괴후 통일한국 협의.."中 안심시키려면 거래해야"
美, 中에 북-이란 미사일 부품 거래 정보 제공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8일(현지시각) 지난 3년 동안 미국 국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270개 해외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여건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기밀 공개가 무고한 생명을 위협하고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와 영국의 가디언 등 서방 주요 매체들에 이처럼 막대한 양의 외교전문을 제공했다.

NYT는 이번 문건공개가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국제관계에 영향을 주면서 일부 국가들 간의 관계를 긴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폭로된 외교전문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이 경제난과 권력승계 문제로 붕괴할 경우를 상정, 통일 한국에 관한 전망을 협의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정부가 중국에 `상업적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한국 주재 미국대사의 언급도 포함돼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2월 보낸 문건에서, 한국 관리들은 미국과 우호적 동맹관계가 예상되는 통일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중국과의 적절한 거래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북한 미사일 부품의 이란행을 저지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지는 베이징을 경유해 이란으로 갈 예정이었던 북한 미사일 부품과 관련된 상세한 `기밀' 자료를 미 국무부가 중국 정부에 넘겨주면서 "미국은 북한과 이란간 미사일 기술 교류가 중국 영토에서 시도될 것으로 믿는다"며 "이 정보에 대한 중국 측의 실질적인 반응을 요구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지는 이 정보를 받은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정부는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이름으로 자국 외교관들에게 유엔의 소통 시스템과 유엔 최고위 당국자들의 개인적인 사항 등에 대해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자주" 이란의 핵 야심을 좌절시키기 위해 이란을 공격하라고 미국을 부추긴 것으로 밝혀졌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이 이란의 핵무기 추구를 1년에서 3년 정도 지연시키는 작용밖에 하지 못할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의 전문도 있다.

한 전문의 경우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서유럽을 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미사일을 획득했으며, 미국은 이란이 이들 미사일을 장거리 미사일 제조의 디딤돌로 사용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전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기부자들이 여전히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의 최대 재정 후원자라는 사실을 거론하고, 중국 정부 공작원이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전문 중에는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히틀러"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무리 가운데 가장 지배적인 남성'을 뜻하는 표현인 "알파 독(Alpha Dog)"으로 지칭하는 등 각국 지도자들을 비하하는 논평도 포함돼 있다.

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외교 보좌관인 장 레빗은 지난해 9월 16일 필립 고든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와의 대화에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미쳤다"고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이번에 공개된 외교전문이 세계 전역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관에 의한 유례없는 '뒷거래'와 각국 지도자의 거칠지만 솔직한 입장, 핵과 테러범의 위협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접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공개가 미국 외교관과 정보 전문가를 비롯해 민주주의와 개방된 정부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에 온 각국 인사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분별하고 위험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국방부 역시 위키리크스의 문서 공개를 무분별하다고 비난하면서 국방부 전산망의 보안 강화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휘트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래에 유사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시작했다"면서 비밀문서를 이동식 저장장치에 다운로드하는 것을 막는 등 조치를 언급했다.

앞서 클린턴 국무장관과 전세계 미국 대사들은 위키리크스의 문건 공개에 대비해 최근 며칠 동안 외국 주요 인사들에게 사전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기밀 문건 공개 후 웹사이트가 사이버 테러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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