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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이 국격이다] ②변화하는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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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0-12 21:39:35 수정 : 2010-10-12 21: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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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제로! 농어촌공사' 점심시간은 클린타임… 민원인 접근금지
청렴 릴레이서신·식권제·명찰… 공직사회 부패와 한판승부
공직사회에 ‘청풍(淸風)’이 불고 있다. 청렴도가 정부·공공 기관의 대국민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소속감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청렴 선도 기관을 자임하는 한국농어촌공사와 서울시는 달라진 공직사회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밥이나 먹으러 가시죠?”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에겐 통상적인 이런 인사치레가 통하지 않는다. 민원인 등 외부인과 만날 때 되도록 식사 시간(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5∼7시)을 피하라는 ‘특명’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런 시간에 민원인을 만나면 매몰차게 식사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 외국처럼 ‘더치 페이’도 곤란하고, 자칫 향응의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다. 그러니 아예 식사 시간대를 ‘클린 타임’으로 정해 고객 접근 금지를 선언한 것이다.

농어촌공사가 이런 강경책까지 동원한 것은 무엇보다 부패에 대한 뼈아픈 자성에서다. 공사는 2년 전 국가권익위의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당시 건설공사의 금품 수수율이 전체 공공기관 평균치의 약 6배, 향응 비율도 평균치의 약 3배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충격이 오히려 ‘보약’이었다. 공사 내 청렴이행기획단을 통해 부패 추방 기본계획부터 새로 짰다. 지난해부터 ‘부패 제로’에 본격 돌입해 구체적인 청렴 목표를 제시했다.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작년 9.0점, 올해 9.2점 이상을 얻고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선 ‘매우 우수’ 기관으로 뽑히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감사업무에 일반시민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청렴옴부즈만(시민감사관)’ 제도를 도입했고 인사위원회에도 외부 인사의 참여를 대폭 넓혔다. 사장과 이사 등 경영진은 인사위 참석 대상에서 배제해 청탁 소지를 봉쇄해버렸다.

◇지난 3월11일 한국농어촌공사 충북 옥천·영동지사에서 이 공사의 감리감독 직원과 민간업체 현장소장이 ‘청렴이행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제공
여기에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산하 지역본부별로 셀프 클린 서약을 통해 청렴생활 이행을 결의했다. 직원들은 ‘깨끗한 양심 바로 당신의 얼굴입니다’라는 글씨가 쓰인 ‘청렴 명찰’을 가슴에 달았다. 부패와의 한판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공사는 ‘청렴온도계’를 자체 개발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청렴도를 측정하게 했다. 청렴온도계는 임직원 스스로가 청렴 문항에 응답해 청렴도를 자가진단하는 방식이다.

최고경영자(CEO)인 홍문표 사장도 청렴 실천에 앞장섰다. 홍 사장은 외부 업체나 민원인과의 외부 식사나 골프 회동을 뿌리쳤다. 어쩌다 회사로 민원인이 찾아오면 사장실 문을 활짝 열고 만난다. 청탁할 여건을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뜻에서다. 그는 취임 후 전국 560개 현장 사업장을 돌며 “돈이나 향응을 받으면 패가망신한다”며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시켰다. 관련 업체 대표들에게도 특별서신을 보내 부패 추방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공사는 지난해 12월 한국감사협회가 선정한 ‘최우수 경영혁신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 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반부패시책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뽑혔다. 만년 청렴 낙제생이 우등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더욱이 다양한 청렴 시책들이 국민연금공단, 한국전력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되는 성과까지 얻었다.

홍 사장은 “청렴이 없이는 회사 경영이 절대 바로 설 수 없다”면서 “직원과 관련업체가 서로 힘을 합쳐 부패 없는 깨끗한 사업장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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