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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 코리아] "0.001% 오차도 없게"… 환경실험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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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2-04 10:34:49 수정 : 2010-02-04 10: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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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5호’ 발사 앞두고 있는 항공우주연구원
지구관측 위성… 한국 첫 영상 레이더 탑재
7월까지 진동시험 거친 후 올 연말 ‘우주로’
‘우주’는 더 이상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2008년) 배출과 세계 아홉 번째 우주센터 완공,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2009년)로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나로호의 궤도 진입 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우리나라는 올해 또 한 번 ‘우주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나로호 2차 발사와 국내 첫 기상관측위성인 통신해양기상 위성에 이어 연말에는 한국 최초 레이더 위성인 ‘아리랑 5호’가 우주로 쏘아 올려진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우주 개발의 메카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원장 이주진)이 있다. 연구원의 땀과 열정으로 대한민국 우주개발사를 새로 쓰고 있는 항우연을 찾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실험동에서 연구원들이 아리랑5호의 기계적·전기적 기능을 확인하는 ‘환경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 영상레이더 탑재 위성인 아리랑5호는 올해 말 우주로 발사된다.
항우연 제공
지난달 11일 서울에서 차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대전 대덕연구단지. 연초 내린 폭설로 곳곳에 잔설이 남아 있고 추운 날씨로 오가는 사람은 뜸해 언뜻 이곳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전초기지’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였다.

멀리 보이는 본부건물 중앙의 발사체 형상을 이정표 삼아 우주개발의 ‘메카’인 항우연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입구에서 건물 내부까지 2∼3차례 신분 확인을 거쳐 찾아간 곳은 극궤도 위성이자 한국 최초 레이더 위성이라는 ‘아리랑 5호’(다목적 실용위성 5호) 실험동.

대한민국의 우주 개발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자긍심을 대변하듯 대형 태극기가 내걸린 실험동에서 연구원들이 첨단과학의 ‘총아’로 불리는 위성체 실험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미 지난해 말 전자기파 호환실험을 끝낸 아리랑 5호는 안테나만 장착되지 않았을 뿐 조립작업을 끝내고 위풍당당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대한 실험동 내에 덩그러니 놓인 아리랑 5호 주변에는 외부인의 접근을 막기 위한 분리막이 쳐져 있고, 주변에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실험장비들이 빼곡했다.

‘방심’이 자칫 성패를 좌우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인지 ‘이방인의 출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원들은 0.001%의 오차라도 줄이기 위해 신경을 한곳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나로호 1차 발사 실패의 아픔을 겪은 터라 위성의 성공적 발사를 위한 연구원들의 눈빛에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이날 진행 중인 작업은 기계적·전기적 기능 실험이라는 ‘환경실험’. 지상과 제대로 교신이 되는지를 점검하는 작업이다. 우성현 책임연구원은 “영상레이더 탑재체를 장착한 후 데이터 전송 안테나와 지상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지상 지원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귀띔했다.

외부의 사소한 진동이나 오염을 막기 위해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은 항우연 직원의 사진촬영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 일정이 다가올수록 연구원들이 느끼는 중압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의 위성 개발 작업은 위성이나 발사체가 이동 과정에서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업 동선에 따라 실험실이 배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다음 달쯤 우주궤도 환경과 똑같은 조건에서 열진공 시험이 치러진다.

우주 개발에서 ‘최초’라는 말은 의미심장한 뜻을 함축한다. 아리랑 5호의 핵심은 국내 처음으로 ‘영상레이더 탑재체’를 장착한다는 것. 중량 1.4t으로 고도 550㎞에서 활동하는 아리랑 5호의 주임무는 위성사진 촬영이다.

기존 실용위성도 위성사진을 지상으로 보내왔지만 이번만은 ‘질’이 다르다. 기존 위성들은 일반 카메라처럼 가시광선 장비를 사용해 구름이 끼거나 어두운 밤에는 지상을 관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리랑5호는 ‘합성영상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라는 장비를 사용한다. 합성영상레이더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마이크로파를 지상으로 보내 반사되는 전자파로 영상을 수집한다. 안테나 장착과 안테나 전개 시험을 마치면 6∼7월까지 진동시험을 거친 후 아리랑 5호는 러시아로 옮겨져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이상률 위성연구본부장은 “탑재체 부분을 제외한 전체적인 개발과 운영이 우리 손으로 이뤄졌다”면서 “한국 최초의 전천후 영상레이더 지구관측위성의 개발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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