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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다 루저 발언’ 논란 일파만파

입력 : 2009-11-12 23:54:30 수정 : 2009-11-12 23: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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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男 “정신적 피해”… KBS에 손해배상 청구

네티즌 발언 여대생 신상 공개 ‘마녀사냥’ 우려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해당 발언을 한 여대생의 신상을 파헤쳐 공개하는 등 마녀사냥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남성이 방송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KBS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신청을 제기했다.

12일 언론중재위원회에 따르면 30세의 남성 유모씨는 11일 “‘미수다’가 키 작은 남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해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생방송도 아닌 녹화 방송에서 이런 발언을 편집 없이 방송할 수 있느냐”며 KBS를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중재위는 오는 19일 예비심리를 열고 유씨의 조정신청이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해 본심리에서 논의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방송된 ‘미수다’에서 게스트로 나온 H대 재학생 이모씨는 키 작은 남자와 교제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키가 작으면 일단 싫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키가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 180㎝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 후 이씨의 미니홈피와 그가 재학 중인 대학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비난의 글이 쇄도했으며, 네티즌들은 이씨의 과거 사진과 경력 등을 찾아내 공개하는 등 사이버 테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이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와 학교 게시판에 동창생들을 대상으로 사과의 글을 올리며 “낯선 상황에서 경황 없이 작가가 써준 대본대로 말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수다 제작진은 “대본은 강요된 것이 아니며 주제별 토크는 본인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이씨에게 책임을 떠넘겨 네티즌과 시청자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생방송도 아닌 녹화방송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편집하지 않고 여과없이 내보낸 데다, 방송을 잘 모르는 일반인 출연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제작진은 이날 오후 게시판에 올린 ‘제작진의 입장’을 통해 “MC를 비롯해 출연자, 제작진 모두가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길 의도는 전혀 없었고, 출연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봄으로써 요즘 신세대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알아보고자 했다”면서 “그러나 어느 한 부분만을 떼어놓고 볼 때 제작진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부 시청자에게 오해와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점에 대해 유감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학생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솔직하게 토론에 참여한 그 누구도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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